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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10-01 10:59
 글쓴이 : 김해인.
조회 : 316  
 

여기에 지난3년동안 내가 젓대를배우면서 보고 느끼고, 또 말하고싶었던생각을 부끄럽지만 있는그대로 보태고더함없이

내놓음으로 내가 저질렀던과오가 다음에 오는이들에게 다소나마 도움이될까하여 졸필로 적어봅니다.

젓대의 이론이나 음계의 구성, 가요,민요,산조등의 연주에관한 전문분야에대한것은 내가 알지도못하거니와 생 날것이 논할계제가아니기에

이곳 여민락의 수많으신 고수님들께서 길잡이하시리라믿고 다만 에피소드수준에서, 젓대를배우며 그때그때 느꼈던생각들과, 

이곳 여민락에썼던글을 시기에맞게 보태보고자합니다.

겉넘고 주제넘은 글들이많고 날것이 익은티를내어본것도많으나 "운전은 초보 마음은 터보"란 초보운전자의 마음으로썼던것이니

넓으신아량으로 이해하여주시리라믿습니다.


-토막가락- (2015.3.20.)

섬집아기의 자장노래

낳아서 길러주신 어버이은혜

철새날아간 빈하늘의 고요

백파이프가뽑아내던 어메이징그레이스

아리랑쓰리랑 아라리를엮어

 

마디마디이어져 대(竹)를 이루고

구비굽이휘돌아가는 바람결같이 

토막난 허튼가락을 삼태기에담아

젓대 그 붉은뱃속에 가득부어넣으려오

소리를 다스름이라해도 좋고

노래가된다면은 더할나위없지만요

난 이런 토막가락이좋습니다


며칠후 10월 7일이 내가 실물젓대를 처음 눈으로보고 소리를들어본 2014년으로부터 삼년째되는날이다.

젓대소리로 들어보는 토막가락을 흥얼거리며 나도 언제나 저런연주를할수있을까를 마음속에만두고,

여름 겨울할것없이 새벽 다섯시에일어나 30여킬로를 달려 회사에출근하던 3년여다닌회사를 사주의갑질을 견디다못해, 

석달남짓 백수로살다보니 사람꼴이 말이아니게되고, 친구들과의 만남도주저하게되고 친척 대소사에도 안사람을 대신보내다보니

회갑이 낼 모레인 내가 점차 폐인으로 변해가고있음을 어렴풋이나마 느껴가고있을즈음

할수있는일은 많으나 일할수있는곳이없는 현실에 주저앉을때가 한두번이 아니었다.

무언가에라도 몰두할, 일아니면 취미라도만들어야 무너져가고있는 나를 추스릴수가있을텐데 갖은궁리를하다가 우연하게도

문화원에서 대금강좌가있는것이 인테넷검색중에 뜨는것이다.


초등학교도 다니기전 아주어렸을적 아버지가 이곳 포천에서는 볼수도없는 대나무토막을 하나얻어오시더니 

쇠꼬챙이를 불에달궈 대나무속을뚫으시고 뱃대기에 드문드문 네개를, 등어리에 구녕한개를내고 

그리고 한쪽끝을 또 불에달군쇠막대기로 홈을만드시더니 불어서 소리를내시는것이었다.

신기하기만한 그 대나무가 뭐냐고물으니 퉁소라고하시는데 그소리가 그렇게도 부드럽고도 잔잔하니 잊혀지지가않아

아버지안계실때면 그 퉁소를 불어보려하였으나 도통 소리라고는 낼수가없어 퉁소소리를 입으로 흉내 내가며 들고다녔던기억에

텔레비전에서 자주보았던 대금이 부는모습도 점잖고 나이들어갈수록 굳어져가는사지와 머리를 늙지않게 할수있겠다 싶었다.


다음날 문화원을찾아 대금강좌를신청하는중에, 지금의 KT에재직시절 청사진굽고 인쇄물의뢰하던 인쇄소사장이 들어오시는데

문화원직원이 대금강사라고 소개를하는것이었다.

반갑게 인사를주고받고 그날 강의에들어가 수강생들의 연주모습을 지켜보노라니

머리빡빡밀은 비구스님도, 늙수구레한 외과병원원장님도, 시청공무원도, 할머니가 다되신 어른도, 초등,중학교댕기는 학생도, 

공장,목장운영하는 아주머니도, 남자인줄알았던 비구니스님도 제각각 대금소리를내고있는데 그소리에 그만 취하고야말았다.


삼만원 선금내고받아든 플라스틱산조대금을 처음쥐어보니 남들은 멋있는 대나무대금으로 차진소리를내는데 이 플라스틱으로

같은소리가날까 의심부터앞서지만 남들하는대로 흉내를내보느라고,

돌아가지않는 목과 머리를 비틀어 꺽어지지않는 팔로 붙잡은대금을 왼어깨에얹어 취구에 입술을 들이대려니 닿지를않는다.

아무리 비틀고 꺽어도 왼손목은 요지부동이라 어쩔수없어 우선 손가락으로지공을막은상태에서 대금을걸치고 고개를돌리니

책상다리하고앉아있던 다리가 튕겨져나간다. 선생도,학생도 모두가 자즈러진다.

강사님이 애쓰지말고 우선은 편하게잡고 소리내는감각부터익히라는말씀에 처음대보는취구에 이리저리불어보니 소리가난다.

옆에계시던 스님이 놀라서 바라본다. 줴덜 쳐다본다, 우쭐해진다.

그렇게 첫날을보내고 저녁에 집에돌아와 밥먹기무섭게 젓대를불어본다.

삐~이~이하는, 약하게불면 낮은소리, 쎄게불면 높은소리를 더듬더듬내니 마누라가 듣기싫다고하는것은 우격다짐으로밀어붙이지만

방음시원찮은 시골빌라다보니 아래윗층 옆집에서 문두드리는것은 시간문제일것만같았다.


-이순(耳順)의 봄- (2015.4.9.)

花開香不見

꽃은 피었어도 향기는 보이지않고

笒曲畵無人         

젓대가락 허공에그리나니 듣는이없네

春雨紅戀脣    

봄비에 입술은 더욱붉게 젖어드는데

落花呼鳴山       

떨어지는 꽃잎이 흐느껴 우는소리   

 

젓대에서 소리가나니 벌써 다배운것같은 느낌이온다.

플대를들고 무쏘스포츠차를몰아 공설운동장으로갔다.

예서는 아무리 삑삑대도 누가뭐랄사람없어서 소리내기연습만하는데, 아 이게 여기오니 소리가 나다 안나다한다.

아랫입술은 날선취구와 이빨에눌려 끊어질것만같은데 왜이럴까생각하며 유무선통신에 오래종사하다 몸에밴 

소리가 나다 안나다하는 원인분석을 곰곰히 추리해보았다.

원인은 대금이 플라스틱이라는것에있다는결론을내고나니 불고싶은생각이 싹 가셔버리는것이었다.

그렇게 이틀을공치고 다음강의에가니 남들이불고있는 멋진대나무대금만 눈에들어오는것이었다.

강사님이 왜 연습안하고 넋놓고있느냐신다.

속내를 내놓기가싫어 우물거리니 내 플대를가져다 불어보이시는데 똑같은소리가나는것이다.

어설픈생각과 모습이 들통나고 속내를들킨것같은 쪽팔림에 얼굴이 후끈거리고 이마빼기에땀이난다.


소리가나니 여섯지공을모두막고 제일약한소리를 내보라고하신다.

얹그제 튕겨져나갔던다리를 한쪽다리로깔고앉아보니 오래 못버틸것같아,

아예 두다리를 편하게반쯤뻗고나니 자세는 그런대로나오는것같다.

4,5,6지공을막는 오른손은 손가락만찢으니 그런대로막히는데,

1,2,3지공막을 왼손은 막무가내, 팔꿈치는몆번 틀어보니 돌아가기는하는데 손목이 안꺽이고, 

지공을우선막고 손목을억지로꺽으니 약지와 곤지손가락이뻗는다.

욕이 튀어나온다.

누구나 처음대금을배울때에 왼손의고통은있었을텐데 구지 지공위치를 위에다만들어놀게 뭐냐고,

왼손이막아야할지공을 옆다구니에맹글면편할것을, 

못된놈들이 뒤에오는너도 고통을느껴가며 배워야한다며 오기로 방치하고 놔뒀다는생각에미치니

대금장인,연주명인이라는 이들이 한없이 추하게보이기만한다.


둘쨋날 강의에서부터 왼손목에통증이온다.

어깨가결리고 오른목뒤가 뻣뻣해지며 왼쪽어깨는 감각이없어진다.

이걸 계속참고견디며 해야하나 걷어치워야할까 혼란이온다.

아무래도 왼손이 말을안들어 포기해야만할것같은생각이들어 강사님께 단소를배우겠노라, 강목을을바꾸겠다하니,

제법 굵직한 단소를내어주시는데 어렸을적보았던 아버지의 퉁소보다는 많이 작고 가늘단느낌이든다.

단소를쥐고 불어보니 소리는낼수없고 옆 수강생들은 힘든입문과정을견디고 대금을불고들있는데,

가느다란 단소를물고있는 거울에비치는 내모습이 너무형편없어보이고 모양새가 빠진다.

공연히 단소값6만원만날리고 다시젓대를잡기는 하였으나 앞이보이질않는것같아 한숨만 치쉬고 내리쉬다 수강끝내기무섭게

막걸리집으로 내달아 두주전자를비웠으나 갈등도 갈증도 가시질않는것이었다.


일주일에 두번 단소강의 대금강의를 백수의 하루일과로정하자!

그리고 모든것을다해 한번 해보자, 지금껏살아오면서 고달프고 어렵고 포기하려고했던 일들에서 물러서본적 없지않았던가

예서 주저앉으면 또다른 무었을해야할것인가 하는데에이르니 못할것도 없단생각이든다.


아직은 춥지않은 10월 중순,

다섯시에일어나 플대를들고 차를타고 공설운동장으로간다.

새벽안개가 자욱하니내려앉은 운동장옆 차안에서 플대를꺼내들고 취구에입술대기, 다섯손가락을 우드득소리가나도록꺽어놓고

왼손목꺽기에 들어간다. 무척이나 아프다.

두어달 고생해야한다는 강사님의 말을믿어보자. 그래도 안되면 그때가서 다시생각해보는한이있더라도 미쳐보는것이다.

처음에 냈던소리가 지공막고 취구에입술을대면 안난다. 다시 편하게잡고하면 나다 안나다한다.

아홉시쯤 아침먹으러들어와 열시전에 또나간다.

누가 보거나 아는사람만나면 쪽팔릴거같아 운동장구석 남들 잘다니지않는곳에주차하고 차안에서 소리가새어나갈까 창문도안내리고

한낮의 햇볕을견딘다. 이건 뭐 고행하는 수도승저리가라는식으로 들이댔다.

저취가뭔지 평취,역취는 알것도없단식으로 우선 여섯지공모두막고 소리내기부터들어간다.

지공모두를닫은 임종음은 평취에서는나는데 저취는 도저히낼수가없다 6공을열면 맥없는소리가나는남려부터 

차례로 지공을열어가며 떠듬떠듬 평취 태주까지 숨을몰아쉬기를 두달여,

왼손 엄지손가락아래손목이 삶은계란 반쪽잘라붙인것만큼 부풀어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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