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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10-06 12:22
 글쓴이 : 김해인.
조회 : 252  

여기서 젓대공부는 끝인가하는 느낌이온다.

막걸리한통사들고 집에돌아와마시면서 여러생각을해본다. 운동장에는 이제 갈 마음이 눈꼽만큼도 안생기고, 플금마져 부러져버렸으니

또다른 플금을 사야겠단생각은 하기도싫고, 대금공방을뒤져가며보았던 멋진대금은 백수지갑가지고는 어림도없고, 

꿩대신 닭이라더라.

그래 단소로 가자.

여름이 오는길목에서 길을 바꿔걷기시작했다


-대금과 나- (2015.7.11)

대나무는 나를 닮아 누르고

마디마디 곧추세워 다스린 몸

쌍골 곧게패인가슴속은 붉은기운가득하고

서리서리 이어지는가락은 푸르러

 

태어나 여섯공 모두열어우는 중려에

고선 맑은눈을보태 세상을보고

내가 주인되는 태주 푸르른 꿈속

황종가락 두귀로 처음 듣던 날

 

취구에 이는 바람소리 학이날으고

범이 내달으며 청공 울리는소리

메아리로 수놓은 칠보산깊은골

벽계수 맑은물소리에 해탈을얻을  

 

무역 두줄기 뜨거운 숨결이

그 부드러운 남려한가락에 남을때

여섯공 모두닫아걸어 칠성공우는

뱃고동소리이듯 그런임종이었으면

 

사진으로보고 찜해둔 대금은 머릿속에서 영 떠나질않고 처음시작한 단소에 소리내기부터하려니 

내가 지금껏 뭔짓거리를했나하는 자괴감이밀려온다.

돌아가시고 아니계신 아버지가 생각난다. 

그 시절이면 60년대초, 아버지연세30대초반에 퉁소를만들어부실생각을하신 아버지, 어설픈퉁소에소리를내고 가락을얹어보시던모습이 

지금의 나보다는 한참을앞서 세상을살아가셨다는 생각에이르니 50여년 넘는시간동안 나는 어디서무었을하느라 이제서야 단소주둥이에 

입술을들이대는가 헛웃음이나온다.

한달여를 단소소리내기하는동안 마음은 대금에가있고 여기서 젓대를접으면 이후 처음부터 

젓대공부를 다시시작해야하는 수고를지나 고통이따를것같은판단이온다.

그러자 품팔이 한달하면 백오십만원은벌수있겠지. 그돈으로 멋진 대금을사자. 

인력사무소에나가는걸 마누라가알면 품삯내놓으라고 다그칠텐데 뭐라고둘러대어 고스란히보전할수있을까. 

벌기도전에 지킬방법부터 궁리에궁리를거듭하다 평소 어금니가시려 신것을못먹던핑계로 치료비에쓴다는계획하에 

8월 그뜨거운여름날 공사판으로 농장으로, 단소공부는 일에지쳐 하도못하고 비와서 공치는날빼고

망치에찧여 새카맣게손톱이죽고 멍든손에 백삼십만원을모아들고는 득달같이 강사님을찾아갔다.

인터넷에서 찜한 대금이 영 잊혀지지가않지만 소리를모르고 덥석구입한다는게 불안하고 수강생대금을 죄다 만져본터라 

강사에게 구입을부탁하니 일주일후에 두자루의 대금을보여주시며 선택하라고하신다.

하나는가볍고 하나는 좀더 무거운데 나도 강사님도 무거운놈을 고르기는했는데 가격이얼마나할지 불안하기짝이없는거다.

대금을산다고의뢰하였으나 어느선에서 구입이가능하단말씀은 드리지않았기에, 

주머니에 얼마있다고 고백이나 진작에할걸 후회하는데 백이십만원이라신다. 

강사오래하면 귀신이되나보다 언뜻 그런생각이스치고 지나지만 옳다꾸나 됐다싶어 대금의 대금을줘버렸다.


-을미(乙未)장마- (2015.7.25.)

지붕두드리는 요란스런빗소리에 새벽꿈이설었는

들창너머 청성산이 희뿌연빗속에 그림이듯있구나

설은꿈을씻으려 물구경나선 반월교아래에는

호병골 개울물은 검누른 빛깔

복장골 도랑물은 황톳빛 물살

한내천을만나 반가운듯휘돌아들며 소용돌이치고

황톳물길에실려 떠가는나뭇등걸하나 자맥질을한다

 

억새,여뀌,물고마니 뿌리채뽑혀 떠가고

지푸래기 나무뿌리 뒤엉키어흐르는데

급하게여울지며 뭉글뭉글 솟아오르는곳에서

검누른용한마리 불끈 날아오를것같다

 

수쳇구녕에서 꼼지락이던 올챙이도 

전봇대에묻은 개오줌도 

지난밤 술먹고토해논 콩나물쪼가리며

아무렇게나 던져버린 막걸리

길가던운전수가 뽑아던진 콧털이며

아줌마가흘려버린 휴지쪼가리

흙내음 물비린내에 찌든향수거두어 

개울섶 갈대잎을휩쓸며 떠내려간다

 

내리는 비가 술이었음좋겠다

흠뻑젖어서 노래도,춤도, 객기도부려보고

그러다 황톳빛으로흐르는술에 풍덩빠져서

돌아갈곳모르는내가 저물길따라간들

잘못갔다고 뉘라서 시비할까보냐

비가온다

어제부터오는비가 오늘아침에도 온다

어제도 오늘도 오는비

내일아침에도 청성자진한잎에 구슬같이흐르리라

 

마디가 여섯 몸통은 다섯칸, 대금의 로망이라는 3,3지공!

꿈에도 그리던 대나무대금을 손에쥔 그날!

저취 역취 소리내는데 두려울게하나도 없겠단느낌이온다.

이생강명인? 

원장현명인?

이 젓대만있으면 몆달후에는 나 나 그나 오십보 백보차이밖에 더나랴!

자신감에 배고픈줄도모를고 모기가쏘아대는 공원 바위에걸터앉아 멋지게 불어보았으나 듣는이 귓가에는 소음으로밖에 아니들렸으리라.


-젓대소리- (2015.8.8.)

산첩첩(山疊疊) 수청청(水淸淸)

무지개 메아리지던 봄꿈은 간곳없고

푸른꿈이 꺽이어 누르게 색이바랜

풍죽(風竹)하나 바람타고 가슴속을 울린다

 

들으려 하는지 얻으려 하는건지

불으려 하는지 취(取)하려 하는건지  

불어도 들어도 보이는 것 하나없고

취하고 얻어도 가져갈것 하나없는

색즉시공 공즉시색 그 불집을 건드림은 

 

황중태~ 중태 중남임 ~

상령산(上靈山) 세령산(細靈山) 감돌아들어

수룡음(水龍音) 들려오는 곳

남황중태 중태황 태황남 ~

만월야(滿月夜)에 우는 늑대의 피울음일지언정

태황ㄴ 태중임태 임중임 ~ 

꺽고 다루치고 요성 농염하게 흘러내리는

다향(茶香)한소리 얻어 들으려는 기다림일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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