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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10-23 07:14
 글쓴이 : 김해인.
조회 : 211  

아침햇살이 유난히도눈부시던 날

강원도영월 김삿갓묘역을찾아나선발걸음에 10월하순 싸늘한 아침맛이감돌고,

내촌으로 방향을잡고 서파에서 가평으로들어서는길은 안개자욱하니드리워 모처럼나선길 산천구경은접어둔채

길벗으로지고온 소주로 서운함을달래보나 춘천을지나도,홍천을가도 걷힐줄모르는안개가 답답하니짓누르고있다,

원주를지나는 터널을빠져나와 제천땅에들어서는순간 다른세상에온듯이 안개는간곳없고, 

울긋불긋한단풍을 머리에인 봉우리 봉우리가 까맣게올려다보이는데,

길섶에우거진잡초,구붓하니 인사하듯늘어선 소나무며 참나무,

신림나들목을 휘돌아나오니 술이 물같이흐른다는 주천!

김삿갓당신은 이 마을을 얼마나사랑했을까?

술값낼일없이 주천에앉아 시한수읊조렸을 당신 삿갓을그려봅니다.


정유년 시월에

끝없이막아서는 봉우리며산자락은 오리나무가지를지나 십리 스무나무건너 백리를가도 타는듯이붉은데

천길 마대산능선흘러내리다 마포천가에 잠시 멈춰선자리

당신이 여기에묻힐적에 같이심겨졌을듯한 아름드리소나무는 용미를지키어서있고,

"詩仙蘭皐金炳淵之墓"

흰듯 검은듯 한길넘을 자연석에새겨진 당신의이름

개울가에서건져올린 반듯하니 천만년물길로다듬은 상석이며 혼유석

톱으로켠듯 네귀가반듯한 망두석은 당신이 누울자리를지키고있던 바위였던게로구려

 

난고(蘭皐)!

당신의 아호를불러보는 나에마음은 차라리"難苦"라함이 어울릴것같은 이름

방랑걸식에 한뎃잠을자며 정처없이떠돌며 갖은어려움과 괴로움을 감내하였을당신은 차라리 神이였는데,

민들레며 개망초,질경이로덮힌 묘역은 잡초하나없는 골프장잔듸밭보다 더없이정겨웁고

봄이오면 온갖야생화가 흐드러지게피어나겠으니 자연을사랑하던 당신의마음을 이렇게 또 봅니다.

황해도 곡산고을못지않을 산첩첩 수청청한 버들고개아래 양지바른곳

눈물은 이강산방방곡곡에 거름으로뿌려주고 화순땅에서 마침표를찍을때 

방방곡곡을더듬던 그아픈살점을 적벽강가 풍장지에 덜어내어주고

고달펏던 뼈만 떠나갔던곳에돌아와 두갑자넘이누워 고을이름이"김삿갓"으로바뀌는 세상사를 지켜보셨습니다.


한번은 당신을찾아 술한잔올리리라마음먹은지 삼십수년에 오늘에서야 당신앞에 서있습니다.

70년대초 모신문에연재되던 명기열전 함흥기가련편에서 당신을 처음본후로

권오석님의 "방랑시인김삿갓"을 구해보고,

시인 고은님의 "김삿갓"

소설가 정비석님의 "김삿갓"으로 당신을만나보고 어줍은생각으로끄적인 생각한편을 당신앞에내어놓습니다.


~삿갓과 해인~

할아버지 죄 받은대로

그대는 꿈을 접어야했고

가난한 농가에서 생겨난 죄로

나도 같은길을 걸어야했다

 

세상의 한서린 가슴을

쓸어안고 살아야했던 당신

원怨많은 흙덩이를 부여잡고

서러워 하는 나

 

나그네길 밟아서는 곳마다

그대 눈물을 뿌렸는데

밥빌어먹으려 휘지않는 허리를 

나는 꺽어야만 했다

 

꿰어진 코뚜레에 피흘려 울고

짊어진 멍에에 짓눌려 울며

시 한수로 세상을풍자하던 기개에

전봇대위에서 세태를보며 나는 웃나니


누가 알았으리오

두갑자 세월을 넘어

당신을 그리며

하릴없이 덧붙여 볼줄을

(2009.1.21.)


앞을보니 막아서는산이요 골짜기요, 

옆을보고 돌아보아도 까마득히올려다뵈는 산봉우리

동강에서 점심먹고 예바로 왔소마는 세시가 좀넘으니 해는벌써 산마루를넘어가는구려,

그 짓푸르던나뭇잎은 노랗고도 붉은듯이단풍이들고 이른낙엽은 산들바람에 한잎두잎날리우고

묘역앞을 흘러가는냇물은 예나 지금이나 왔으니가노라며 혼자울어갑니다 그려

함흥땅에서 인연을맺은 가련낭자는 저세상에서는 가련하지않을사랑을주고계시는지요.

길주 명천고을이며 대동강,청천강은 지금도그자리에있고 또 흐르고있겠지만 

언제쯤에나 가볼수있을런지모를 머나먼곳이되었고,

당신이 그리도사랑하던 금강산이며 해금강은 전해오는소식으로나 보고듣고잇습니다.


동강 서강이어우러지며 남한강으로 이름을바꾸어다는 아우라지,

당신이 백일장에서장원하던 영월동헌은찾을길이없고 삐쭉삐쭉솟아오른 콘크리트더미사이로

하루가바쁜듯이 오가는사람들로 길이붐비는데,

당신이 집을나설때는 새벽이었겠지만 당신을찾아온 나는 해거름에 버들고개를넘어 황혼지는 하늘가를치어다봅니다.

당신만한 용기가없어 마지못해살아온지난날들이부끄러운데

죽어서도 살아돌아온당신앞에서니 시선이라 아니할수없습니다 그려

술한잔에 해학과 풍자를담아 시한수읊으며 걸식으로끼니를때울때 오죽하니 스무나무시를역었겠습니까마는,

당신을잊지않고기리느라 많은걸객이 구녕가게에, 평상에앉아 막걸리를, 소주를삼키고,

발벗어건너던개울에는 콘크리트다리가놓여지고 다리를쉬어가던 바위는치워지고 

시커먼아스팔트로뒤덮은 신작로가 넓따라니 길을 이루고있는지금, 

나온지가 60여년쯤되었을"방랑시인 김삿갓"노래를 돌아오는길 반주를따라부르는데,

노래의 마지막귀절이 참고 참았던 날 울립니다.

 

"석양지는 산마루에 잠을자는 김~삿~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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