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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1-12 12:52
 글쓴이 : 시몬이
조회 : 422  
   버스를 내려 핸드폰을 열어보니 문자가 왔다.

 “오시다가 호박 1개, 두부 1모, 소고기 만원어치만 썰어서 사오세요” 발신자 윤 00.

그런데 이걸 어떡하지, 문자대로 실행하려면 슈퍼 앞 정류장에서 내렸어야 하는데, 문자를 이제야 봤으니 오늘따라 전부터 벼르던 고무 밴드를 사려고 한 정거장 지난 문방구 앞에 내렸던 것이다.

그냥 들어가면서 “문자를 이제 보아 못 사왔어요”했다. 아무 대꾸가 없다. 아직도 화가 안 풀린 모양이다.

화가 날만도 한 사건이 있었다.

 

  이틀 전 일이다. 별로 춥지 않던 날씨가 별안간 추워져 쩔쩔매는 겨울 날씨다.

 체감온도가 영하 15도라니 아니 추울 리가 없다.

저녁 6시 고향 친구들과 토끼고기를 먹으러 가는 친목 모임이 있는 날이다. 모이는 곳은 고향 옆동네인 서동 사태식당이다. 0 0 에서 서리까지는 그리 멀지는 않다. 자동차로 가면 30분이면 도착하는 거리이다.

그런데 오늘은 자동차가 없다 어제 아들이 타고 가서 아직 연락도 없다. 딸도 차가 있어 자동차를 쓰자고 하니까 4시에는 자기가 써야 한단다.

  친목회 장소에 가려면 택시나 버스를 타야 한다. 옛날부터 택시 타는 것은 낭비로 알고 있는 나는 버스를 타야 한다. 거기까지 가려면 1시간이 더 걸릴 것이다. 그런데 함께 갈 아내는 친구 아들 결혼식에 가더니 오후 5시가 지나도 전화조차 없더니, 5시 10분이 넘어서야 들어오고 있다.

모임장소에 정시에 도착하기는 아예 틀렸다. 짜증이 났다. 화가 났다.

 버스 정류장으로 가면서 “친구 자녀 결혼식에 가서 이제 오는 사람이 어디 있어, 가족 결혼식도 이렇게 늦지는 않겠다. 아니 11시에 가서 이제 온단 말이야” 아무말도 없이 쫓아만 온다.

  모임 장소에 직접 가는 버스는 없고 수원에서 오산으로 돌거나 발안으로 돌아가야 한다. 오산으로 돌면 버스를 세번갈아 타야하고, 발안으로 돌면 두 번 갈아타야 한다.

  발안에서 내려 버스를 갈아타려 기다리는데 여기도 시골버스 인지 30분이 지나도록 오지를 않는다.

 날씨는 제일 추운 날 서로 떨어져 말 한 마디 없이 버스만 기다렸다. 속으로 짜증은 나고, 춥기는 하고,

  40분 이상 기다렸나보다. 먼저 버스에 오르면서 카드로 요금을 낸다. 그래도 미안한 마음이 있는 모양인지 버스요금을 아내가 냈다. 그런데 아까 버스 요금을 내 카드로 했으니까, 이번에도 내 카드로 하면 환승요금이 적용될 텐데 . . . . . .

  어차피 돈은 한 통장에서 지출되는 것을 말은 못하고 아쉬웠다. 오래 기다려서 그런지 버스 안은 사람이 꽤 많다. 아내가 옆에 있건 말건 맨 뒤로 가서 앉았다. 그래도 남편을 따라 뒤 쫓아 올 줄 알았는데 보이지 않는다.

 

  나의 고향은 오산시 0 0 이다. 목적지에 거의 다 왔는데도 내리려 하지 않는다. 오면서 서로 말 한 마디 안 했지만, “내려” 하고 퉁명스럽게 어깨를 쳤다. 차에서 내리니 무척 추웠다. 더욱이 시골벌판이라 더 한 것 같다.

  나의 화는 풀리지 않았다. 아내는 모임장소도 모른다. 저 멀리 산을 가르치며 저쪽이야 하고 혼자 앞서서 걸어갔다. 뒤 쫓아 오던 아내는 추웠던 모양이다. “친구들한테 차를 가지고 나오라고 하지요?.” 그와 나는 오면서 처음 한 말이다. 나는 들은 척도 않고 혼자서 앞서서 걸어갔다. 사실 나도 추웠다. 그런데 아직 자존심이 친구에게 전화하고 싶지가 않았다. 뒤에서 웅크리고 걸어오는 모습이 불쌍해 보였다. 뒤 돌아보며 이쪽이 인도야 그쪽 위험해 하고 좀 기다렸다가 걸어가기도 했다. 한 30 분 이상을 걸은 것 같다.

  서동사태식당에 들어서니 모두 와 있었다. 하기야 1시간 30분 이상 늦었으니까, 토끼고기를 거의 다 먹고 끝 마무리 밥을 볶고 있었다. 들어오는 우리를 보고 안쓰러워 보였나보다. “진짜 걸어 왔단 말이야? 승용차 없이 온다는 것이 거짓말인줄 알았나 보다. 아내는 추위에 지친 나머지 들어와 난로 옆에 주저앉고 말았다.

얼굴을 상기 된 채, 쳐다보니 내가 보아도 안 되어 보였다. 얼굴은 하얀 것이 병자 같았다. 미안했다. 걸어올 때 친구에게 자동차 가지고 나오라고 전화를 할 것을 이제야 좀 후회가 된다.

  이제와서 잘못했다고 사죄 할 수는 없는 일이다. “이리 와서 먹어, 토끼고기 맛있네” 나도 토끼고기를 오랜만에 먹는 것이다. 오늘 점심도 굶고 혼자서 열심히 먹었다. 다른 친구들이 아내 접시에 고기를 건져 주었다.

먹고 왔다면서 1개도 안 먹는다. 오늘은 결혼식장에서 점심 먹은 것 밖에 없을텐데. 나도 미안한 마음에 고기를

덜어주며 먹으라고 하였다. 아무 말도 없이 젓가락을 잡지도 않는다. 내가 너무 했구나 많이 미안했다. 그런데

안 먹는다고 저러고 있으니 어떻게 할 방법이 없었다.

 

  그럭저럭 시간이 되고 우리 때문에 분위기도 좋지않고 자리에서들 일어섰다. 이제 집에 가려니 자동차는 없고

큰 걱정이 되었다. 왔던 길로 되돌아가려면 버스를 두번 타야하고 버스를 오래 기다릴 수도 없는데.

이제는 미안한 마음이 후회까지 된다. 그런데 한 친구 부부가 우리가 사는 0 0 까지 태워다 준단다. 말은 안 나오고 있는 판인데, 겉으로는 무표정 했지만 속으로는 쾌재를 불렀다.

  아내는 오는 차중에서 오늘 불만을 친구 부인에게 토로했다. 얼마나 추웠는지 오다말고 되돌아가려고 하였다는 얘기 등 나에 대한 불만들을 한다, 나는 아무 말 없이 듣고만 있을 수밖에 없었다.

 

  오늘 아침 일이다. 무엇 때문이었는지. “내가 죽어야 정신 차리지. 나 없으면 새장가 들어서 잘 살아요”.

 아직까지 그 때 화가 안 풀린 모양이다. 그날 이후 며칠 내가 저자세로 분위기를 맞추는 중이다. 어제 저녁은 라면에 커피까지 끓여 주었었다. 그런데 이 소리를 들으니 또 기분이 언짢다. 또 혈압을 올리며 한마디 했다.

“나도 그날 기분이 안 좋아서 그랬어. 전날 저녁 그 이튿날 밥을 몇 번 안 먹어도 전화하는 사람도 없더라.”

하기야 별로 먹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지만.  “그리고 지금 내가 무슨 재미로 사는지 알아? 내가 하는 일이란 겨우 성당에 나가는 일인데 그나마 손자 때문에 제대로 참석도 못하는데 자기는 그래도 여러 모임에 참석하잖아,

 나도 내가 한심할 때가 있어” 하고 또 그냥 나와 버렸다.

 

  이러한 사건이 있었는데, 오늘 버스에서 내려 휴대폰을 보니, 호박, 두부, 소고기를 사오라고 문자가 온 것이다. 어제 일이 이제는 풀렸나 보다. 그래도 남편위해 음식 만들어 주려고 하니 고마운 일이다. 우리 식단은 소고기 먹기가 생일날 이외는 거의 없다. 아내 생일날에는 미역 한개, 소고기 반근 사는 것이 내가 하던 일인데 생일도

아닌데 소고기를 사오라니 특식인 것이다.

  아내가 시장바구니를 가지고 슈퍼에 갔다 오더니 된장찌개 끓는 냄새가 난다. 나는 워낙 된장찌개를 좋아하는

사람이라 그 냄새가 코를 찌른다. 그런데 분위기가 이러니 냄새 좋다하고 바로 갈 수도 없던 차에 "찌릉"하고 문자 오는 소리가 또 들린다. 또 무슨 광고야 요즘은 광고 문자가 자주 오기 때문이다. “식사하소.” 불러도 다 들리는 가까운 거리인데 문자를 보낸 것이다. 이제는 체면 차릴 때가 아니다. 식당으로 들어가 보니 보기에도 먹음직스런

된장찌개 냄비가 상위에 놓여 있다. 오늘 따라 더 맛있는 것 같다. 찬밥까지 두 그릇을 먹었다. 아내는 오늘은

묵묵히 한 그릇을 다 먹는다. 나는 다 먹고 얼른 일어나서 커피를 타서 한 잔을 건넸다. 그리고 한잔은 가지고

나왔다, 또 무슨 말이 나올지 모르니까. 커피를 먹고 나오더니 “그래도 앓지 말고 죽어야지, 운동하러 한 바퀴 돌고 올게요.하며 문을 열고 나간다. “ 다녀오세요, 그런데 오늘도 추울 텐데요.

 

  창 밖을 걸어가는 아내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나의 마음은 행복감을 느끼게한다. 우리는 부부구나 30년 이상을 함께한 나의 동반자 앞으로 언제까지나 의지하며 마음 맞추어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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