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OME
  • 창작의 향기
  • 소설·수필

☞ 舊. 소설/수필   ♨ 맞춤법검사기

 

 

모든 저작권은 해당작가에게 있습니다.무단인용이나 표절을 금합니다

 
작성일 : 18-01-14 00:53
 글쓴이 : 김용호
조회 : 286  

나의 개똥철학

       윤재석


개똥철학은 사전적 의미로 대수롭지 않은 생각을 철학인 듯
내세운 것이라 했다.
철학은 인간과 세계에 대한 궁극의 근본 원리를 추구하는 것,
자신의 경험 등에서 얻은 기본적 생각이라 적혀 있다.
황달이라는 병으로 고생하면서 어떻게 하면 다시는 병에 안 걸릴까
생각해본 적이 있다.
식욕이 떨어지고 피곤해서 병원을 찾았다. 진찰 결과 황달이라 했다.
황달이란 병은 간디스토마로 인해 담도가 막히면 담즙이 혈액으로
흡수되어 일어날 수 있는 질병이다.
황달이 심하면 간경화나 간암으로 발전하는 병이다.
황달은 다른 암과도 관계가 있다는 의사의 설명을 듣고 잘못하면
죽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방전대로 약국에서 약을 받았다. 두 주쯤 먹어도 별 효과가 없었다.
황달에 대해서 이곳저곳에 물으니 민간요법으로 인진 약쑥을 달여 먹으면
좋다는 말을 들었다.
한약방에서 황달에 대한 문의를 하고 약쑥을 사 왔다.
여름으로 들어서는 5월이라 날씨가 더웠다.
아내는 내가 사온 약쑥을 약 단지에 넣고 달이기 시작했다.
막내인 딸을 등에 업고 약 단지 앞에 엎드려서 약을 달이는 모습이
너무나 안쓰러워 보였다.
5월의 뜨거운 햇볕에 아내의 얼굴은 땀에 젖어있고 등에 업힌 딸애의
발은 포대기 밑으로 나와서 땅을 쓸고 있었다.
제 엄마의 고통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이는 잠에 빠져 세상 모든 것을
다 잊은 듯했다.
모든 것이 나의 잘못이었다.
내가 아프지만 않았으면 뜨거운 햇볕에서 저런 고생은 없었을 것이다.
마음속으로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하면 빨리 낫고 아내를 고생시키지 않을까 하는 생각뿐이었다.
나의 병은 호전되는 기미가 없었다.
황달에 좋다는 약을 구해다 먹었어도 약효가 없었다.
다른 병원을 찾아 다시 진찰을 받았다. 황달이 아닌 것 같다면서
대변 검사를 했다.
검사는 내가 보는 자리에서 했다.
검사를 하던 의사가 황달이 아니라 간디스토마에 감염되었다는 것이다.
의사가 현미경을 한 번 보라고 했다.
내가 현미경을 본들 무엇을 알 것인가. 변속에서 무엇이 움직이는지
자세히 보라고 했다.
8자 모양처럼 생긴 것이 움직이고 있었다.
의사가 그것이 간디스토마라고 했다. 황달은 아니냐고 하니
황달이 아니란다.
지금 의사의 말이 옳다면 나는 오진을 받고 지금까지 고생한 것이다.
간디스토마는 민물고기에 서식하고 있다가 사람이 생선회를
먹을 때 간디스토마의 유충을 같이 섭취하게 되므로
간디스토마에 감염된다.
간디스토마에 감염되면 담도암이 발생할 확률이 매우 높다.
생선회를 너무 즐길 일이 아닌 듯 했다.
건강을 생각한다면 유념해 두고 조심할 일이다.
간디스토마 약을 처방해 주면서 국산은 없고 수입 약이라면서
시내 오거리에 있는 D약국을 소개해 주었다.
이 약국은 주로 수입 약을 취급했다.
약명은 헵톨이라 했다.
아직은 간디스토마 약이 없단다.
독일에서 수입한 약인데 가축의 기생충 퇴치용이라면서 약이 독하니
하루 먹고 하루 쉬어서 먹으라 했다.
약값이 금값보다 비쌌다.
다행히도 나는 이 약을 먹고 건강을 되찾았다.
누구나 건강하게 살고 싶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이 건강이기도 하다.
황달이라는 병과 간디스토마로 고생하는 나를 정성으로 간호해 주는
아내의 힘든 모습을 보고 생각한 것이 있다.
사람을 성현과 사람, 바보로 나누어 생각해 보았다.
성현은 세상일을 겪지 않고 미리 깨달은 사람, 사람은
세상일을 겪은 뒤 깨달은 사람, 바보는 세상일을 겪고도 깨닫지 못한
사람이라고 나름대로 정의를 내렸다.
성현처럼 세상일을 미리 깨닫지는 못해도 사람같이 겪은 일은 깨닫는
사람으로 살 것이며 바보처럼 겪은 일을 깨닫지 못하고
살지는 말자고 생각을 했다.
잘못된 일은 깨달아서 두 번 다시 실수하는 일이 없도록 하자.
나의 잘못으로 아내와 식구들이 고생하는 일은 없어야겠다는
마음에서였다.
잘못된 일을 반복해서야 되겠는가. 이것이 나의 개똥철학이다.
이 개똥철학을 실천하려 해도 그리 쉽지 않다.
실천하지 못하고 마음으로만 생각하면 무엇하겠는가?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977 우리는 개, 돼지인가? 김상협 10:06 7
976 세월호4주기에 영결을고하며 김해인. 04-16 60
975 여수 백야도(白也島)/신팔복 김용호 04-13 54
974 J 표 국수/윤재석 김용호 04-13 46
973 병문안 지명이 04-12 69
972 연어에서는 강물냄새가 난다. - 둘 - 시몬이 04-07 73
971 연어에서 강물 냄새가 난다. - 하나 - 시몬이 04-06 75
970 어느 날 산행 <수필> 김영채 04-04 236
969 전생의 인연은 스님과 비구니/박미향 김용호 04-04 96
968 산사의 연가/박미향 김용호 04-04 85
967 제주 4.3 70주기에 김해인. 04-04 79
966 반려견 이야기 요세미티곰 04-03 90
965 내가 N읍의 산사로 간 까닭은/박미향 김용호 03-31 86
964 귀가/박미향 김용호 03-31 91
963 아버지와 아들 도일운 03-30 121
962 고난주간을 맞아 요세미티곰 03-29 137
961 줄까 말까 아무르박 03-28 149
960 술 이야기 3/신팔복 김용호 03-28 93
959 술 이야기 2/신팔복 김용호 03-28 82
958 지게꾼에서 택배회사로/윤재석 김용호 03-27 99
957 4월이 오면/윤재석 김용호 03-27 155
956 고향친구 혀비 03-26 133
955 삶과 부조리 요세미티곰 03-26 135
954 사립문/윤재석 김용호 03-25 105
953 술 이야기 1/신팔복 김용호 03-25 120
952 감동의 드라마 컬링/임두환 김용호 03-21 129
951 못줄 없는 모내기/신팔복 김용호 03-21 120
950 삶은 기다림인가/윤재석 김용호 03-21 127
949 짝사랑 모래언덕 03-21 141
948 <단편소설> 희귀한 체질 지명이 03-18 174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