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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5-01 10:34
 글쓴이 : 혀비
조회 : 246  

어머니!

시집은 안 갔어요?

이게 무슨 말... 생각이 미치기도 전에 껄껄껄 웃음이 터진다.

 

20년이란 세월이 지나고서 걸려온 한통의 전화에서 전해들은 안부였다.

두고두고 생각해도 웃음을 자아내는 재미난 인사다.

 

갑자기 사별한 나를 기억하고

20년도 흘쩍 넘긴 세월을 성인의 잣대로 여쭙는 안부가 너무나 뜻밖이어서

예상못한 반응을 보였는지 아이도 당황한 듯 겸연쩍은 음성으로

'그때 젊으셔서... ' 말꼬리를 흐린다.

 

우리 아이와 동네 친구이며 동창인 아이는

두 아이의 아빠가 되어 서울에서 어머니 곁으로 내려왔다는 것과

외국에 있는 우리 아이 소식도 알았다며 통화도 했고 나에게도 찾아뵙겠다는 반가운 소식이었다.

 

나도 아이가 유독 생각 났었다.

우리 아이의 지나친 놀이 행위를 지적하던 몸짓이 날이 갈수록 걸림돌이 되어 속섞일때

뚜렷이 각인되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못한 나를 아프게 질책했었다.

 

아이도 많은 세월이 흐른 후 알게 된 아들의 근황이 매우 궁금한 눈치였다.

짧은 통화였지만 한창 살아갈 장년의 삶과 생각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대화였다.

내 인생까지 살필 줄 아는 성숙됨은 사는게 결코 녹녹치 않다는 걸 알아버린 현실감을 느끼게 했다.

 

나는 사실 아이가 생각하듯 그리 젊은 나이도 아니었다.

요즘 같아도 늦은 결혼이었고 그리고도 해를 걸러 자식을 얻었으니

어린 자식을  보고 나를 짐작하는 오해를 그냥 묵인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렇타고 혼자 된 여자를 겨냥하는 남정네가 왜 없었겠나?

이건 문제 아니었다.

어떻게 사는지, 아픈데는 없는지, 아이는 잘 크는지 이런건 고사하고​

남도 아닌 시숙께서 늘 여단하는 행위가 불쾌하고 속상했다.

한참을 살아도 한결같으니 속상하여 아들에게 전화하면 엄마는 그럴 쨉이 아니란 걸 안다고, 그저 껄껄 웃어주었다.

 

큰댁을 방문하고 돌아 설 때면 '집으로 바로 가이세이~ '

당부하던 시숙의 음성이 참으로 씁쓸하더만 이제는 들을 수도 없게 되었으니 속 시원하고 편안하다 여긴다.

 

그랬는데,

난 그저 웃는다.

 

할머니!

시집은 안 갔어요?

 

이런 안부를 기대하고 사노라면

사는게 훨씬 신나고 기운 나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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