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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7-02 15:45
 글쓴이 : 손계 차영섭
조회 : 125  

  아내의 얼굴을 보며

                                 글  차영섭

  한 집에 살아도 보이지 않았다. 40년 가까이 살았어도 모르고 살았다.
어느 날 문득 유난히 햇살이 싱그러운 그 날, 아내의 모습이 보였다.
성령이 오신 걸까. 부드러운 감성으로 내 눈이 그대의 얼굴에 고샅고샅
닿았다. 차마 빤히 보기가 민망했다. 언제 무엇이 저렇게 어여쁜 꽃을
시들게 했다냐? 미안하기도 하고 죄송스럽기도 하고 허망하기도 하고
이런 걸 두고 인생무상이라 하더냐. 세월이란 게 참 묘하도다! 묘하도다!

  나는 옛 할머니한테만 이런 얼굴이 있는 줄 알았다. 까맣게 잊고 살아온
무심한 나를 본다. 눈물 아롱아롱..... 글썽이는 눈이 봄날에 아지랑이 같다.
얼굴에 언제 비가 나려서 어릴 적 앞마당 같이 골을 파 놓았다냐? 머리엔
언제 눈이 새하얗게 내려서 녹지도 않는다냐? 꽃 같은 봄은 갔고, 골짜기만
만들어 놓은 여름도 갔고, 가을임이 분명한 것 같은데 인생에 가을이 왠지
슬픔이다. 나를 반성해 본다. 이제라도 늦었지만, 반성하고도 또 죄를 저지를
터이지만, 아무리 작심삼일이라 할지라도 진실로 나를 뉘우치고 채찍질해
본다. 인생이란 게 살아보니, 홀로 태어나서 부모님 울타리에서 살다가,
어느 날 장가를 가고 애를 낳아 키워서, 다시 애를 장가보내고, 다시 둘이
되어 이 땅 끝까지 사는가? 그 다음에 올 홀로 사는 세상은 생각도 싫다.

  무엇을 잘 해주고 싶은데, 하루 산다는 게 잘 해줄 게 없다. 내가 실컷
줄 수 있는 것부터 찾아보자. 먼저 웃음이 있다. 마음껏 웃음을 선물해
보자. 의식적으로라도 진실이 아닐지라도 한 번 두 번 아내를 보면 무조건
웃어 보자. 다음에 또 있지. 좋은 말을 해보자. 이 세상에 있는 좋은 말은
모조리 훑어서 아내에게 써보자. 참지 못하고 토를 다는 습관을 고쳐보자.
억지로 참는 연습을 하고 설핏 훈계를 하는 나쁜 버릇을 고쳐보자.
  아내가 하고 싶다는 것은 우선 응하고 보자. 무엇이 됐건 일단 응해보고
차차 방향을 잡아 보자. 물처럼 부드럽게 아주 부드럽게 대해보자.
마음을 넓게 하늘만큼 바다만큼 열고 거리낌 없이 포근하게 편안하게
살 수는 없을까.

  어찌 보면 부부가 산다는 게 아웅다웅 싸우며 헐뜯으며 칼로 물 베기 식으로
사는 건 아닐까. 그게 사는 재미요 삶의 과정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어떻게 살던 사람마다 그 방법이 다르겠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감정이 개입 되서는 아니 되겠다고 생각이 든다. 최소한 부부 사이만큼은
이해와 용서와 측은한 마음이 항상 있어야겠다고 생각이 든다. 누가 잘 하고
못 하고는 따질 게 아니다. 잘 했으면 어떻고 못했으면 어떻겠는가?
사람과 사람은 성격이 다른 게 당연한 것이다. 같은 성격은 우주 끝까지 가도
찾을 수 없는 것이다. 물론 남자와 여자는 더욱 그러하다. 우주는 다른 것끼리
짝을 이루며 조화와 질서를 이루게 돼 있다. 같은 것끼리는 짝을 이루는 것을 보았는가?
서로 틀린 걸 당연시 하면 상대를 나에게 맞추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그걸 알면
이해하기가 쉬워진다. 부부는 하나도 아니요 둘도 아니다. 이걸 포일(抱一)이라고 한다.
젓가락 같다. 홀로 살되 더불어 사는 인생은 부부를 두고 하는 말 아닌가.
아내의 얼굴을 보며 무심한 세월 속에 빠져보았다. 반성하고 저지를지라도 다시 반성해
보는 시간을 가짐이 가슴 뿌듯하다.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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