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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12-08 18:59
 글쓴이 : 겨울시
조회 : 631  
마지막 잎새


마치 흩날리는, 나뭇잎 위에 쓴 모노드라마, 결국 비극이겠지, 바람은 남국의 태양을 그리워하듯 정말로 드라마틱하게도 불어, 복선처럼 아슬아슬하게, 그리고 하얀 담벼락 위로 눈이 쌓이고, 아니 비가 내리고, 아니 낙엽이 흩날리고, 마지막 남은 한 페이지처럼, 혼자 남아 거리를 쓸고 있는 청소부처럼, 풍경화를 그리던 늙은 화가처럼, 늦가을처럼, 늦겨울처럼, 가로등 불빛처럼, 지난밤 달처럼, 흩날리네, 이야기를 알고 있다는 듯이, 노래를 듣고 있다는 듯이, 밤을 새우고 별을 세고, 아침을 망각하며, 꿈결 속으로, 절벽 아래로, 떨어질 듯이,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찾아뵙네요.
혼자 나름대로 시작을 하던 중에
조금 문제가 있지 않나 싶어 들리게 되었습니다.
다름 아니라 후반부로 갈수록 진부한 느낌이 자꾸만 드는데요.
제 글인지라 그런 피상적인 부분만 문제가 있다는 걸 어렴풋이 알겠지
왜 글의 흐름이 그런식으로 이어지는지 속내는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경험이 많으신 선생님들의 조언을 참고하면 아무래도 낫지 않을까 싶어 
얼마전 끄적여본 시 하나를 들고 왔습니다.
많은 지도편달 부탁드립니다.


활연 17-12-09 22:11
 
처럼처럼
─ 스캣의 탄생 3

  최규성

그녀는 수평선을 허리에 두르고 마치 사실인 듯
피처럼 붉은 물을 뚝뚝 흘리며
온몸에 전구 같은 심장을 수없이 달고
박동 소리로 말한다
마치 기계처럼, 쇳소리 같은, 소리를 내며 냉정한 여자인 듯,

처럼에게 끝까지 다가가려는 처럼처럼
그러나 처럼이 되지 못하는 처럼처럼
같은에 한 발 물러선 같은 같은
그래도 같은이 되지 못하는 같은 같은
인 듯은 인 듯에 붙어서 인 듯인 듯
어쩌면 인 듯인 듯이 아닌 듯

처럼도 아닌 것처럼
같은도 아닌 것 같은
인 듯도 아닌 듯인 듯

그녀는 수평선을 허리에 두르고
붉은 물을 뚝뚝 흘린다
온몸에 반짝이는 심장을 달고
심장박동으로 말한다 냉정하게


#
본문은 마치, 처럼, 듯이,로 구성한 직유법 잔치로군요.

인용한 시 또한 직유법(처럼)에 기대고 있는데 제목부터가 우선 인상적이지요. 단순히 '처럼'을 반복하는 것도 어떤 맛이겠으나 여러 말의 병치로 느껴지기도 하네요. 어쩌면 가장 편한 비유가 직유법인데, 어떤 묘미를 살리느냐, 그냥 싱거운 비유법이냐는 문장에서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직유는 맛있게 쓰면 좋은 비유법이지만, 잘 못 쓰면 가장 나른한 비유법은 아닌가 싶어요. 우리말에 변죽을 울리다,라는 말이 있는데 변죽이란 그릇 또는 과녁의 가장자리,라는 뜻이지요. 그러니까 곡적[鵠的:과녁의 한가운데가 되는 점]을 뚫어 시원하게 관통하는 게 아니라, 말의 주변만 요란하게 한다, 그런 뜻이겠지요. 이파리만 무성하고 둥치가 튼튼한 그림으로 안 보이는 단점을 내비치기도 하겠지요. 그냥 비유법의 잔치라면...

잎새는 잎사귀의 오용인데 제목에선 오 헨리의 단편이 연상되지만, 그 단편에서의 극적인 느낌은 없고, 생각나는, 또는 유추한 단어들을 나열했다는 느낌이 듭니다. 비유는 글을 쓰는 수단인데, 수단이 강조되면 그 핵심이 보일까 의문이 생깁니다. 숲을 보려 하든 나무를 보려 하든 덤불이 너무 많다면 나무도 숲도 제대로 보기 어렵다 그런 생각이 듭니다.

이 시의 장점이라면, 유장한 호흡(; 마구 나열한 것들에서 느껴지는)이겠는데 다 읽고는 뭔가 공허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시의 미덕은 함축이 아닐까 생각이 들고요, 불필요한 잔가지를 버리고 선명하게 그리는 것도 방법이겠지요. 비유를 위한 비유라면 그냥 레토릭일 뿐이겠고요. 독자의 이목을 잡을 수 있는 뭔가 중심이 되는 시상이 필요할 듯 싶습니다.
     
겨울시 17-12-09 23:35
 
뒤에 붙는 비유들은 시상을 이어가기 위해 놔두었지만
가지치기를 해야하나 고민한것도 사실입니다.
실력에 비해 주제도 평이하여 오히려 더 어렵지 않았나 생각되어집니다.
시인님 좋은 말씀 참고가 많이 되었습니다.
첨부해 주신 시도 정말 재밌었습니다.
문정완 17-12-10 04:20
 
위 활연님께서 말씀하신 부분은 가급적 생략하겠습니다

언어를 가지고 시적 형식에 맞추어 쓴 시를 시가 아니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단지 좋은 시인가 하는 잣대는 독자나 비평가들이 가질 수는 있겠습니다

위 본문에서 마지막 잎새는 화자가 마지막 잎새라는 대상을 떠올렸거나 어떤 대상에서 마지막 잎새를 덧칠 하는 방식의 상관물로 시를 끌어 내었다 봅니다 시가 스토리라는 관점에서 바라보았을 때 관념적 요소들이 비유적으로 시적 분위기를 지배하고 있으나 분명한 메세지의 전달에서 순항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삶은 한편의 모노드라마일 수도 있고 비극일 수도 있고 활극일 수도 있고 들판에서 한방향으로 맹목적으로 불어가는 바람일 수도 있겠습니다 위 본문의 시가 삶의 무대에서 겪는 여러가지 요소들을 함의하고 있지만  함축은 없고 외연만 있는 것 같습니다
또한 그 접근방식에서 본문은 차라리 현학적인 것 보다 못한 언어의 유희 언어의 잉여를 과소비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즉, 자신의 감정에 메몰된 언어의 배치로 왜 이 시를 썼을까 하는 것에 대해 읽는 사람이 오히려 그 부분에 집중하게 합니다

시는 소통이기 이전에 창조예술의 한 영역입니다 그리고 시에서의 소통의 방식은 소설과 산문의 형식과는 분명하게 구분됩니다 다시 말해 좀 비속적으로 표현하면 다 알아먹게 썼다 라는 것이 소통은 아니라는 말이 되겠습니다

시작을 할 때 이러한 점을 좀 유념해서 시의 틀을 짠다면 보다 더 좋은 시를 생산하는데 유익하지 않겠나 하는
원론적인 이야기를 거듭 하고자 합니다

조언을 부탁드렸는데 약간 질책을 하는 조언이 되어 미안합니다

표현에서 좀 거슬리는 부분은 이해를 구하겠습니다 부족한 부분까지.

좋은 시 많이 만나시기 바랍니다 겨울시님^^
     
겨울시 17-12-10 09:54
 
시의 방법론에 약간은 망설여지곤 했습니다. 그 무형의 물질을 손으로 익히는 것이 시의 묘미이자 난관일진데 무턱대고 손에 잡힌게 돌맹이인줄 알고 눈 앞에 강물이 흐르고 있다고 착각하며 무심코 던졌던것 같습니다. 좀 더 학습에 중점을 두고 차분한 시선을 갖도록 노력 해보아야겠습니다. 문정완 시인님 좋은 말씀 참고가 많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차순혁 17-12-16 14:48
 
마치 인기있는 대중 가용의 가사처럼, 언어 자체의 아름다움과 편안하게 흐르는 의식의 흐름이,'시는 언어의 예술이 아니라, 소리의 예술이다' 라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주제넘은 소리지만, 또 한편으로는 '이렇게 아름다운 단어들과 표현들을 알고 계시면서' 너무 옅은 맛을 추구하시는 것은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시제와 표현방식이 다소 직설적이고, 시의 중요한 맛이라 할 수 있는 '함축성' 과 '몰입도'가 부족해 보입니다.

어떤 장면이 연상되고 그 장면히 충분히 아름다워 보이지만, 그것은 단지 풍경을 글로 옮겨 놓은 묘사에 그치지 않습니다. '어떤 아름다운 장면과 그것을 받아들이는 화자' , 시가 그냥 여기서 끝나버리면 다소 실망스러울 수 있습니다
그 화자는 어디에서 비극을 느꼈는가, 어떤 철학을 그리고 싶었는가, 그것이 무엇을 이야기 하는가 하는 메세지들이 시의 진정한 의미라고 할 수 있겠죠

제가 감히 겨울시 님의 웅혼한 시와 언어를 비평해 보았습니다.

겨울시 님의 작품을 계속 만나보고 싶은 팬의 마음으로 주제넘게 괜히 한번 툴툴거리고 갑니다
삼생이 18-01-02 01:58
 
작가는 구성 능력이 필수 입니다.

특히 소설 같은 경우 기승전결 이라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즉 시도 작가가 습작을 할때 내다 어떤 작품을 쓸것인가 하면서도 이미

작품 전체를 구성합니다. 이는

심사 할때 그 시인의 큰 점수 입니다.

이 사람이 재능이 있느냐 없느냐는 그 글으 전체적 구성 능력 입니다.

그리고 다음으로 상상력입니다. 그 와 함께 습작 기간 입니다.

습작 기간은 그 글을 읽어보면 바로 이분이 얼마나 글을 써 왔나 바로 보입니다.

님은

시인으로서의 자질은 뛰어 납니다. 그것은 님의 글로 묻어 나오는 상상력과 글을 즐기고 싶은 내면입니다.

하지만 습작 세월이 짧기 때문에 짧은 시간에 모든 것을 이루려 하는 욕심이 많습니다.

하지만 님의 글을 볼 때 이미 시인이 갖추어야 할 기본은 갖추었습니다.

당신이 얼마나 많은 습작을 하느냐 달려 있는 듯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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