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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마을 동인 전용)

  ☞ 舊. 시마을동인의 시

 
작성일 : 17-07-14 05:55
 글쓴이 : 활연
조회 : 490  

꿈의 현상학
─ 자네는 원래 인간 세계의 사람이네*

       활연




애인과 며칠 보냈다
들짐승 소리를 내기도 하고
새소리를 내기도 하고
기이한 방언을 쏟아내 못 알아먹기도 하였으나
귓밥이 달게 슬었다

스무 살 무렵 비축해 둔 힘까지
서른 동안 아껴둔 혓바닥까지
마흔 넘어 애처롭게 쓰다듬던 거웃 하며
시커멓게 탄 거죽 하며 말초 군단 총동원령 내려
내리 며칠 했다

팬티는 자주 벗겨져 머리에 둘러썼다
그러니까 안팎은 공수가 자주 바뀐다
낙타 눈썹 같은 간지럼도 도착하고
마른하늘이 불콰해지더니 봇물 터지기도 하였다

꽃 시곗바늘은 거침없이 돌아서
마렵던 것이 문득문득 마른다

며칠 나눠 먹고 살았으므로 상하 균등하게
포식했으므로 우린 조용해졌다
어두컴컴한 창밖이 방안의 대낮을 훔쳐볼 때
오래 감은 거미줄과 오래 누빈 바늘과
골무 따위가 생각나 새초롬해졌다

다음을 기약하자 손가락 걸었다
걸었는데 두고 가란다 완강하게 붙들린 귀

머리 돌리면
첫날밤 새색시 옷고름 풀리듯
뽑히고 없는 자리

어찌 설명해야 하나 역할 바꿔 살아보자고 해야 하나

버둥거리다 귀 빠졌다 오늘 나
용꿈 꿨다




* 《남가태수전(南柯太守傳)》, 당나라 이공좌(李公佐), 전기소설(傳奇小說)에서.




임기정 17-07-14 15:46
 
꿈앤들 무언들 못  이루리오
지쳐가는 아니 중2 병같은  낧씨
성의시 읽으며 더위  식혀봅니다

활연 성
지치지  않는 시심에 박수
히죽 웃으며
오메 오메 하면서
조웃타
활연 17-07-15 00:35
 
열심히 안 쓰는 것보다는
꾸준히 쓰는 게 시판에선 맞다 생각해요.
너무 많은 글들 수습 불가이지만,
나는 온몸이 시로 되어 있는데 죄다
어쭙잖은 것들이라서...
하루는 레알의 세계와 꿈의 세계일 것인데
야시시와 구운몽을 구워 남가일몽 했는데
우리는 늘 경계에 서 있다는 생각.
기정이 성이라면 내가 늙은 거,
이누마 이 산적넘아
내가 형이라 부르겠다.
오메 오메 조옷타는 네가 들어야 할 소리
단꿈같이 늘 싱그러운 날
착한 동무 화이락.
이종원 17-07-15 09:32
 
밤새 알려준 번호를 기억해 로토를 샀다
숫자가 생각나지 않아 머리통을 두들겨가며 새김질했다
완성되지 않은 조합에 미리 축포를 터트리다가
도인이 술수로 전수해 준 술법이라 자랑하다가
조상님이 점지해준 은총이라 생각하다가
하늘이 축복의 통로로 나를 쓰는구나 역시 하다가
월요일 서대문 농협에 가는 길 택시를 탈까 대중교통으로 눈치를 지울까 걱정하다가
이사를 하고 잔치를 하고 선물을 하고, 아니 이민을 갈까 고요한 산채를 지을까
괜시리 가슴이 시큰거려 불안정하다가
토욜 8시 긴장에 걸려 토,일 이틀을 숨죽일까 TV는 아예 타 프로그램에 채널 고정했다가
월요일 아침 두근두근 힘겹게 쪼는 맛으로 열어보았는데
6개의 숫자 중 1개가 맞았던가, 2개가 맞았던가....

어떤 날의 내 꿈의 현상학을 적었습니다. 꿈의 격조가 좀  다르지요???? 형이하학이라 해야 할까????
감각적인 것을 감추느라 방향을 조금 비틀었는데... 시선은 자꾸 그 꿈쪽을 향하는 것 같습니다.
활연 17-07-19 01:37
 
문학은 꿈과 현실의 어름(경계)에 있다는 생각을 하지요.
의식의 확장이나 관습적 사고의 밀폐성에서 벗어나려는
시도이고, 또 어떤 관념을 전복하려는 의도를 가질 때도
있겠지요. 큰놈이 불문학을 하는데, 만약 읽는다면 의아하게
읽겠지요. 그러다, 문학적 의도를 읽고, 씁쓰레할 것 같습니다.
뭐 대단하게 한방을 치는 게 아니니까요.
우리는 많은 습여성성(習與性成)을 데리고 살지요. 그러나
그것이 우리 의식을 구제하지 못한다면 아마도 전복의 대상이거나
극복의 대상이겠지요. 양놈들은 의식이 합리적이고 자유로운데
동양의 사상에서는 더러, 본유개념에 충실한 진선미나, 선의지만
지나치게 강조된 점이 있어서, 마치 우리가 조선의 선비인 양
고루해질 때도 있겠지요. 어떤 시에서는 상당히 저돌적인 표현이
등장하고 그것들이 우리가 가진 감정과 대항하거나 길항하거나
대척하는 것들이 눈에 띄는데 아마도, 그런 저의나 의도 아닐까,
이 글도, 경계를 야릇하게 두었지요. 읽는 사람마다, 혹은 시점마다
다 다르게 읽어질 수 있다면, 그 다양성이 내 의도다, 그런 식이지요.
우리가 숫자의 조합으로 벼락 치듯, 큰 꿈을 꾸듯이
경계에서는 비몽인지 사몽인지가 들썩거릴 것 같습니다.
형님처럼, 순하고 진한 분들은 다소 난처하게 읽을 텐데
요즘 리비도(어떤 동기를 향한 에너지)를 좀 썼는데,
너무 재미를 강조한 건 아닌가 싶어요. 더우니까,
헛삽질이다, 그러려니 하겠지요. 늘 시원 상쾌하게 여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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