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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마을 동인 전용)

  ☞ 舊. 시마을동인의 시

 
작성일 : 17-10-23 21:05
 글쓴이 : 성영희
조회 : 191  

깃발

 

성영희

 

 

찢어진 깃발 끝에

바람이 매달려 있다

오랜 비행을 끝낸 새의 꽁지처럼

제 끝을 갉아 먹으며 달리고 있다

나부끼는 올마다 어린 꽃잎들의 아우성

몇 가닥 폐 울음이 절정이다

긴 겨울도 넘치는 논물도

날아가는 새의 꽁지로 빠져 나간다

 

깃발은 오래된 새의 조상인가

어떤 새가 저렇게 바람사이를 뚫고 날아다닐 수 있나

깃발의 일이란

바람 속에서 바람을 견디는 것

때때로 방향을 바꾸어 사방으로 날려 보지만

떠도는 이름은 정처가 없어

달 없는 밤의 소지燒指 같다

 

깃대를 움켜쥔 깃발이 바람을 버리고 있다

찢겨져 나간 조각들은 다 어느 별로 돌아가

구멍 난 날개를 깁고 있을까

편서풍에 실린 환청이

부운 얼굴로 떠돌다 간다

 

 


김선근 17-10-24 11:57
 
깃발의 일이란
바람 속에서 바람을 견디는 것/
와아,,,,,대단하십니다
시인이란 쪼개고 쪼개서 마지막 깨알만한 것까지
끄집어내는 것이로군요
박수를 드리며 잘 감상했습니다
주말에 꽃 본 듯이 뵙기를,,,,,,
최정신 17-10-30 21:34
 
늘 깃발보다 펄럭이는 은유...
시 밥을 따로 챙겨 혼자만 먹는듯...
간절기 건강은 필수...오래, 함께,...
활연 17-11-01 14:29
 
그만의 세계가 펄럭이는 것 같습니다.
사물에게도 숨과 날개를 달아주고,
시선의 역전을 통해 환기하고,
시인의 눈으로만 재생 가능한 어떤 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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