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OME
  • 창작의 향기
  • 시마을동인의 시

    (시마을 동인 전용)

  ☞ 舊. 시마을동인의 시

 
작성일 : 17-11-01 12:34
 글쓴이 : 강태승
조회 : 201  

골다공증

 

 

동네 어귀 개울 건너에 천 평의 밭이다

아버지의 아버지가 농사지었던 것

한때는 아무거나 심어도 우거지던 밭

요새는 콩밭을 심어도 여물지 못한다

어머니는 연작의 피해라지만

골다공증에 걸린 밭이다

여섯 자식을 사십에 과부되어 기르신

어머니,

거죽만 남아 덜거덕거리는 무릎

이젠 귀 멀고 눈도 침침해진 것

밭과 같은 골다공증에 걸리셨다

같은 병에 걸린 밭에

매번 심으시는 참깨 감자 고구마

아무리 좋은 한약을 드셔도

기운 차리지 못하시는 어머니처럼

거름을 부어도 예전처럼 못맺는다

그래도 어머니의 땀방울이 가여운지

씨를 뿌리면

손목발목 삐거덕거리며 키우는 밭,

냉이 달래를 덤으로 근근이 내밀고

밭둑으로 쑥을 간들간들 키우는 것에

햇빛도 몸으로 데우는 것이고

밭 가운데 있는 늙은 밤나무도

쿨럭 거리며 우듬지를 세우고 있다.

 


활연 17-11-01 14:08
 
다공에 생기는 세월은 어머니쪽이다는 생각이 듭니다.
자연의 생산성과 어미의 생산성은 등가일 것인데,
그 넝쿨에 매달린 것들이 자양을 다 뺏으면
숭숭한 뼛구멍으로 견디는, 그래도 엄마의 바다는
늘 출렁거리고 마음 속으로 여울지겠습니다.
강태승 17-11-01 14:35
 
ㅋ -효도를 해야 하는데 말뿐입니다 ㅠㅠ
오영록 17-11-01 14:42
 
같은 병에 걸린 밭
그래도 어쩌겠어요..
나도 또 그 농삿일을 하는 것을요..
또 그렇게
내리사랑이 되겠지요.
허영숙 17-11-08 09:57
 
오래 길러내고 나면 몸과 마음에
구멍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그 구멍을 안고 한 생 살다가는 것
인간의 삶의 방식이 아닌가 합니다
이종원 17-11-23 15:41
 
구멍에서 뽑아올린 기름으로 과연 무엇을 만들었는지 깊이 생각하게 되는 글입니다.
그러나 그 구멍은 계속 유산처럼 이어지고 있음을 보게 됩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273 폭설 (8) 최정신 11-24 68
272 구름 빵 (6) 박커스 11-23 41
271 도장을 새기다 (7) 이종원 11-23 42
270 잠실 재건축 (6) 장남제 11-18 127
269 (5) 김용두 11-16 133
268 누더기가 꼬리 친다 (5) 이명윤 11-11 195
267 죽어가는 별이 변두리로 간다 (10) 허영숙 11-08 232
266 물소리는 귀가 밝아 (6) 성영희 11-03 275
265 가을을 살았다 (8) 활연 11-01 355
264 골다공증 (5) 강태승 11-01 202
263 새품* (14) 최정신 11-01 302
262 단풍들다 (6) 오영록 10-30 184
261 손톱 (5) 강태승 10-30 242
260 구름등기소 (11) 김선근 10-29 273
259 인화 (6) 박커스 10-25 179
258 지금은 틀리고 그때는 틀리다 (3) 활연 10-24 224
257 깃발 (3) 성영희 10-23 192
256 초록 서체 (5) 오영록 10-18 212
255 나는 걸었는데 너는 안 왔다고 하는 전화 (5) 허영숙 10-17 212
254 칼의 노래 (3) 강태승 10-14 233
253 점이 (4) 박커스 10-12 187
252 꿈틀, (4) 성영희 09-30 269
251 해녀들 (2) 성영희 09-21 298
250 딱따구리의 독서법讀書法 (5) 강태승 09-18 346
249 매미의 사랑법 (3) 김용두 09-15 289
248 총량의 법칙 (5) 이종원 09-12 277
247 소행성 B612 (2) 활연 09-10 398
246 포구, 본제입납 (6) 최정신 09-05 507
245 향일암에서 (4) 이종원 08-25 402
244 촉과 축 (4) 鵲巢 08-18 316
243 조율 (10) 이종원 08-17 409
242 구름슬러시 (7) 조경희 08-16 411
241 재정비할 때 (6) 이시향 08-15 284
240 한 여름의 꿈 (11) 박미숙 08-13 438
239 이발 (9) 鵲巢 08-13 325
238 상실기 (6) 활연 08-10 481
237 천둥번개 (5) 강태승 08-02 399
236 파놉티콘 (4) 활연 07-28 410
235 햇살 상담소 (8) 김선근 07-26 438
234 상쾌한 고문 (4) 오영록 07-25 368
233 남 탓 (12) 임기정 07-23 402
232 누룽지 (9) 이명윤 07-23 389
231 회전목마 2 (10) 시엘06 07-20 356
230 자폐증 앓는 나무 (6) 김용두 07-20 318
229 우리들의 천국 (2) 활연 07-19 408
228 참깨를 키우는 방법 (3) 강태승 07-15 376
227 나도 누군가에게 (6) 김용두 07-14 408
226 꿈의 현상학 (4) 활연 07-14 491
225 수타사 (5) 활연 07-11 403
224 너랑 살아보고 싶다 (2) 활연 07-11 446
 1  2  3  4  5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