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OME
  • 창작의 향기
  • 시마을동인의 시

    (시마을 동인 전용)

  ☞ 舊. 시마을동인의 시

 
작성일 : 17-11-03 11:43
 글쓴이 : 성영희
조회 : 745  

물소리는 귀가 밝아

 

성영희

 

 

폭염 속으로 계곡이 몰려온다

밤 깊어 잠결로 들어온 물소리는

발끝에 첨벙거리는 구름을 데려왔고

오르막과 내리막이 한 물길로

합쳐지는 소리를 데려왔다 

물의 본거지는 얼마나 고요한 곳이기에

쉬지 않고 쏟아지는 소리들을 흘러 보내나

머리맡을 지키던 별들도

새벽에야 이불을 말아 자리를 떴다

 

물의 순서가 뒤집힌 지난밤

어느 악몽에 떠내려 온 신발인지

다 헤진 구두 한 짝

계곡을 가로질러 돌멩이에 걸려 있다

먼 마을의 남자가

낯선 물길까지 찾아와 길을 놓쳤다는 이야기가

퉁퉁 불어 이름마저 놓친다

 

후두둑후두둑 새벽 비 돋는 소리

물소리는 귀가 밝아

청력으로 범람한다

어떤 소리가 저렇게 무성해져서

저희들끼리 입을 만드는가,

 

흐르는 물에 발을 넣어 보면 여름이 차다

문득 잠에서 깨면

조금씩 새어 든 물이 요의를 일으킨다


2017 소금시 < 귀 >  시와 소금


임기정 17-11-03 23:35
 
첫 행부터 저를 끌어당기는가 싶더니
마지막까지 숨 가쁘게 읽었습니다
그리고 시가 간이 맞아 맛싯따 로
주말 잘보내시고요
허영숙 17-11-08 09:51
 
그러게요 물의 본거지는 어디일까
이 시를 읽으면서 생각해봅니다
참 좋은 시는 읽고나면 흐뭇해지곤 한답니다
가을처럼 이쁘게 나이드는 성시인님
반가웠어요~
최정신 17-11-08 10:02
 
성시인의 글감에선 고요 속에 잠긴 소란이 우뚝하단...
서술은 쉽게, 사유는 깊게,
시인의 가을은 또 얼마나 멋진 시가 잉태되고 있을까?
이명윤 17-11-11 15:33
 
내공이 깊은 작품 잘 읽고 갑니다, 건필하십시오~
문정완 17-11-12 00:29
 
늘 깊은 사색을 통한 시선과 발견에 입을 벌리고 갑니다 건강하소 항상.
이종원 17-11-23 15:36
 
성시인님의 귀가 밝아 물의 그 깊은 소리를 듣는 것 같습니다.
저도 조금 귀 기울여보지만 간헐적으로 버퍼링이 심해서 잘 연결이 안되던데.....
많이 읽다보면 제 귀도 열리겠지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338 길가에는 소주병 김용두 08-21 21
337 거미의 무렵 (1) 활연 08-16 83
336 적的 (2) 金離律 08-14 104
335 여름궁전 (4) 성영희 08-09 170
334 유산(遺産) (5) 오영록 08-09 89
333 도라지꽃 비화 (5) 허영숙 08-06 167
332 그림 같다, 는 말 (4) 서피랑 08-05 101
331 꽃이 피는 이유 (3) 김용두 07-31 117
330 뚱딴지 (6) 김선근 07-30 131
329 억수로 시다 (6) 서피랑 07-24 136
328 환풍 (4) 성영희 07-16 230
327 어린 것들이 (8) 임기정 07-15 146
326 내 고향은 가난해서 보여줄 건 노을밖에 없네* (7) 최정신 07-11 383
325 축!! 조경희 동인 첫 시집 『푸른 눈썹의 서』출간 (8) 허영숙 07-09 215
324 제13회 지리산문학상 수상 (8) 활연 07-09 244
323 얼굴 (7) 서피랑 07-08 216
322 싸리꽃 피다 (5) 박광록 07-07 129
321 의자들 (2) 서피랑 07-04 149
320 시치미꽃 (6) 서피랑 06-25 265
319 뻐꾸기 (6) 김선근 06-20 215
318 축!!! 신이림 동시집 <춤추는 자귀나무> 출간 (10) 허영숙 06-17 191
317 형광(螢光) (8) 최정신 06-05 341
316 자격증을 받다 (5) 오영록 06-04 231
315 순간의 꽃 (9) 김용두 05-31 263
314 아직도 애 (6) 임기정 05-27 192
313 축!! 장승규 동인 시집 <민들레 유산> 출간(시집 증정) (14) 허영숙 05-25 236
312 공손한 손 (8) 임기정 05-24 185
311 섬진강 (7) 최정신 05-23 361
310 운주사 깊은 잠 (8) 서피랑 05-22 263
309 발가벗은 사미인곡 (4) 香湖김진수 05-12 266
308 봄, 본제입납 (7) 허영숙 05-09 374
307 감기 (12) 서피랑 04-30 391
306 푸른 눈썹의 서(書) (8) 조경희 04-25 397
305 함박눈 필법 (7) 오영록 04-24 301
304 사랑할 수밖에 없는 그녀 (8) 香湖김진수 04-23 341
303 구들장 (5) 성영희 04-22 351
302 이시향 동인 동시집 『아삭아삭 책 읽기&… (9) 허영숙 04-18 290
301 컬링 (2) 香湖김진수 04-16 255
300 사월, 아주 길고 긴 노래 (3) 서피랑 04-15 381
299 노을 부동산 (4) 문정완 04-13 353
298 등꽃 (3) 장남제 04-11 293
297 우리 집에 찾아온 봄 (5) 이시향 04-05 364
296 쉘부르의 우산 (7) 조경희 04-05 399
295 고드름 (8) 서피랑 04-03 380
294 낙화 (6) 장남제 04-03 324
293 노을 (3) 김용두 03-30 360
292 고레섬 (4) 장남제 03-19 324
291 꽃방귀 (4) 이시향 03-19 367
290 폐가 (5) 김용두 03-08 392
289 거꾸로 보는 풍경 (7) 조경희 03-08 496
 1  2  3  4  5  6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