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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마을 동인 전용)

  ☞ 舊. 시마을동인의 시

 
작성일 : 17-11-18 19:22
 글쓴이 : 장남제
조회 : 473  
왕벚나무/ 장 승규


측만증 깊어
아파트 재건축한다는 날, 굳이
곧은 길 마다하고
제 닮아 굽은 길바닥에 나앉아 있다
저린 왼 다리는 보도에 올려놓고
그래도
빠지다 남은 주변머리 가을 물을 들이고

어디로 가나

세상에 세 들어 산 지, 육순
왕벚나무
이제사 길을 묻는다

그래라
가슴에 문신처럼 비문 하나 새겨두고 
그 길로 가라. 길이 끝나는 날까지
철거 직전 아파트가
일러 주는 길

살다가 길을 잃으면
죽어가는 것들에게 물을 일이다


**잠실 5단지는 봄이면 벚꽃이 이 지역에서는 유명하다
오래되었고, 단지 내 가득해서, 꽃 피는 계절에는 장관을 이룬다.
5단지는 낡은 아파트라서 주인도 더러는 살지만, 세 들어 사는 사람들이 더 많다
봄이 아니라 가을 어느 날, 예전에 살던 5단지를 찾았다

벚나무 한 그루에서 나를 발견한다. 여기가 1차 시발점이다.
몸통만 남아서 젊을 때 몸매는 간데없고, 
몇 안 되는 짧은 가지엔 남은 잎들이 많지도 않으면서, 남들처럼 단풍이 들었고
뿌리는 보도블록을 깨트리고 보도 위로 나와 있었다.
갑자기 이 오래된 벚나무가 추하다고 관리소에서 파내버리지 않을까 염려가 되었다.

마침 5단지가 재건축을 한다고 하니, 
그때까지는 파내버리지는 않겠다 싶지만, 글쎄 어디로 가나. 
그 나무의 처지나 모습이 나와 같아서...
세상에 세 들어 살다가 어차피 어딘가 가야 하는 게 삶이라면, 
어찌 살다 가는 게 좋을까.

평소 나의 다짐을 철거(죽음) 직전 낡은 아파트를 불러와 털어놓게 했다
'나의 비문'
 


오영록 17-11-20 11:43
 
잠자리에 들면 늘 감사기도를 합니다.
하루도 아름다웠다고
소중했다고
지난번 쌤 옆구리 간지르며 웃던 날//
ㅋ 어쩌멘 내생에 가강 소박하게 웃던 날이지 않을까 싶네요..
죄송했습니다. 만,
고뿔조심하시구요..
이명윤 17-11-21 14:17
 
왕벚나무는 왜 보상받지  못하나요,
새로 짓는 아파트 주차장 모퉁이,
한 평이라도 남들보다 우선 분양받아야지요,
최정신 17-11-22 15:06
 
79층 카페에서 야경을 배경삼아
시와 내 자아가 만나는 지점을 찾아 고뇌하더니
버려진 왕벗나무에서 화두를 건졌군요.
고뇌가 깊으면 시가 안되고
고뇌가 가벼우면 더 않되니...시신이 오셨네요. 화이팅^^
장남제 17-11-22 16:22
 
오시인님!
간지럼 ㅎ
그러나 좋았어요

명윤님!
정말 오랜만입니다
그 때 그 통영집
아직 그 집에 사시는 거죠?

산골님!
롯데 79층 야경이 참 멋있습니다
언제 한 번 오세요.
아메리가노 대접할께요.
이종원 17-11-23 15:28
 
詩는 결코 먼데 있는 것이 아닌 것 같습니다.
자세히 보면 보아달라고 하는 눈빛이 분명 있는데... 먼 곳 바라기만 하고 살아가나 봅니다.
결국 돌아올 것을요...
장 선생님!!! 고뇌가 스민듯한 맛 잘 읽었습니다.
임기정 17-11-24 00:01
 
장남제 시인님 시 잘 읽었습니다.
만나 뵐 때 마다 푸근함과 넉넉함이
저는 참 좋습니다. 늘 감사드리고
고맙습니다. 자주 뵈었으면 합니다.
장남제 18-01-21 23:16
 
이종원님, 임기정님

늦게사 답신을 드립니다
미안합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동인님들 덕분에 다시 글을 쓰게 되었네요.

앞으로도 많은 지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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