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OME
  • 창작의 향기
  • 시마을동인의 시

    (시마을 동인 전용)

  ☞ 舊. 시마을동인의 시

 
작성일 : 17-11-26 10:49
 글쓴이 : 장남제
조회 : 203  
내소사 동종/장승규

 
  
더엉 더엉

동종은 매달아야 종이다
그래야 소리가 난다. 독경 소리가
스님보다 낭랑하다
깨달음은 널리 사바에까지 무명을 깨운다

풍경도 경을 읽기는 한다. 스님처럼
제 탁설을 먼저 흔든다
흔들 때마다 늘 숨이 차다
그래도 가까이 일주문은 깨운다

풍경도 스님도 내소사 동종도
나도모른다너도모른다
속에선 맴돌면서
바깥은 한 소리로 깨운다

동종은 
죽비를 맞아야 경을 읽는다
오늘도 졸다가 죽비 맞고 
반성하듯 반야심경 읽고 있다



**어느 해 가을날이었지 싶다.
전북 부안 변산반도에 있는 내소사를 찾은 적이 있다.
천왕문이며 보호수며 주위가 참 정갈한 사찰이었다.
그런데 그 당시에 종을 보수하고 있었는지,
큰 동종이 종각 바닥에 놓여있었다. 
종교를 달갑지 않게 여기고 있던 나를 본듯했다. 여기가 이 시의 1차 시발점이다.

둘러보니
절간 처마 끝에 매달린 풍경도 경을 읽고,
스님도 경을 읽는다.
풍경이나 스님은 제 안에 것(탁설, 혀)을 흔들어 소리를 내는데
범종인 동종은 안에 것이 없어서 늘 바깥에서 누군가가 쳐주어야 소리를 낸다.
그것이 죽비라는 생각이 들었다.
서양의 종도 안에 것을 흔들어 소리를 낸다.

그러거나 말거나
안에서 치거나 바깥에서 치거나
종교의식이 희미한 나는
경 읽는 소리가 너도모른다나도모른다로 들렸다.
예전에 어느 고승이 비슷한 말씀을 하셨다.

그런데
나도 맞아야 반성하지 싶었다.


이명윤 17-11-26 12:07
 
재밌습니다. 제가 요즘 그렇거든요...
마지막 연에서 한 방 맞았습니다.^^
임기정 17-11-26 21:32
 
저 역시 요즘 시도 못 쓰며 졸고 있습니다
장남제시인님 죽비로 냅다 내리치시니
정신 번쩍 납니다
감사합니다
이종원 17-11-28 10:02
 
오랜 안거를 나와 수행 끝 시의 고찰을 시작하신 듯합니다.
제 자리를 찾고, 제 소리를 내고, 제 임무를 수행해야 함에도 현실은 늘 각을 세우기도 하지요
저 또한 내려치시는 죽비에 마음을 곧추세워봅니다. 종을 울려보려 합니다. 건강하시길요 선생님!!!
최정신 17-11-28 12:41
 
졸다가 죽비 맞은 동종...
시 회초리에 화들짝 깨갰습니다
시인이 시를 놓으면 회초리 맞는 거 아시죠?
허영숙 17-11-28 15:19
 
그렇죠, 종은 매달아야 종이고
울려야 종이죠.
요즘 장시인님의 시를 자주 감상 할 수 있어 좋습니다

송년에서 뵐게요.~~~
장남제 18-01-21 23:21
 
명윤님, 기정님, 종원님, 산골님, 영숙님

늘 힘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동인님들 덕분에 멀리서 이렇게 글을 씁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315 겨울장미 장남제 01-21 23
314 행복한 집 (4) 金富會 01-15 149
313 허물벗기 (3) 강태승 01-12 176
312 귀향- (4) 장남제 01-12 104
311 동침신전앙와장 (5) 활연 01-06 175
310 미포항에서- (5) 장남제 01-05 145
309 아 ~ 봄 (7) 오영록 01-03 145
308 1장 1절에 대한 단테의 보고서[퇴고] (8) 金富會 01-03 131
307 새해 아침에 (4) 박광록 01-02 107
306 박*수 (7) 박커스 12-28 182
305 등꽃여인숙 (10) 김선근 12-27 231
304 돌부처 (10) 강태승 12-26 230
303 소리굽쇠 (7) 활연 12-24 291
302 꽃의 원주율 (17) 문정완 12-23 297
301 첫 임플란트- (7) 장남제 12-23 146
300 고사목 (9) 성영희 12-22 288
299 필생의 호흡 (11) 활연 12-22 255
298 발굴 (9) 박커스 12-21 184
297 억새풀 당신- (8) 장남제 12-21 188
296 나목 (9) 김용두 12-20 182
295 우울의 풍경 (17) 최정신 12-20 342
294 경산역 (16) 문정완 12-19 237
293 우리들의 외솔- (3) 장남제 12-18 163
292 시비월 시비시 (7) 이시향 12-15 155
291 강물도 그리우면 운다- (4) 장남제 12-14 193
290 단풍든 나무들에게 (5) 김용두 12-13 174
289 무엇을 위한 시인들인가 (8) 강태승 12-11 299
288 구름 (11) 이명윤 12-10 325
287 김 씨 (13) 이종원 12-08 234
286 한해를 돌아보니 (9) 오영록 12-07 259
285 여의도 샛강에서- (8) 장남제 12-07 189
284 첫눈의 건축 (14) 박커스 12-05 246
283 지천명 (8) 활연 12-04 322
282 이종원 동인께서 시집《외상 장부》를 출간 하셨습니다 (16) 허영숙 12-04 224
281 위함한 그곳 (15) 이명윤 12-03 292
280 나가사키에서- (9) 장남제 12-01 207
279 날아라 십정동 (16) 김선근 11-30 275
278 죽로차竹露茶 (7) 강태승 11-30 220
277 거룩한 사무직 (9) 이명윤 11-29 327
276 (7) 성영희 11-28 263
275 겨울비 (7) 박광록 11-28 188
274 내소사 동종- (6) 장남제 11-26 204
273 우주를 한 바퀴 도는 시간 (5) 이명윤 11-25 252
272 폭설 (12) 최정신 11-24 352
271 구름 빵 (10) 박커스 11-23 214
270 도장을 새기다 (12) 이종원 11-23 227
269 잠실동 왕벚- (7) 장남제 11-18 285
268 (6) 김용두 11-16 290
267 누더기가 꼬리 친다 (6) 이명윤 11-11 364
266 죽어가는 별이 변두리로 간다 (10) 허영숙 11-08 426
 1  2  3  4  5  6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