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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마을 동인 전용)

  ☞ 舊. 시마을동인의 시

 
작성일 : 17-11-30 10:09
 글쓴이 : 강태승
조회 : 224  

죽로차竹露茶

 

 

끓는 물을 붓자 해산하듯 비틀더니

겉감 안감에 숨겼던 보따리를 푼다

뼈가 다시 맞춰지는 소리

살과 살이 코드 읽는 소리 들리더니

한여름 팔랑이던 잎사귀를 회복한다

 

빗방울 튀던 자세 햇빛에 반짝이던 꿈

바람에 춤추던 시절이 편안하게 펴진다

구기고 복아 졌지만 끝끝내 지켜낸

자존심을 100도씨의 물을 만나니

다 그렇고 그렇지 뭐, 하며 다정해진다

 

비바람 눈보라와 나누던 이야기

매미 나비들의 간지러웠던 웃음

그리고 아침저녁으로 맺힌 이슬의 무게

일일이 기록했던 것 덤으로 풀어 놓는다

푸른 생애가 한 잔에 가득해진다

 

밤이면 짐승의 울음소리에 떨었던 것과

나이테에 자꾸 감기던 달무리

독사가 서늘한 그늘에서 쉬다가

가끔 줄기를 타고 오르던 슬픔

그마져 담담히 연꽃을 배경으로 피운다

 

잎사귀는 재 되는지 가라앉는다

해와 달 봄가을이 아득하게 풀어져

몸에 배었던 개구리 뻐꾸기 소쩍새 울음도

간간히 비치는 죽로차,

한 생애가 한 획인지 머릿속이 환하다.

 


강태승 17-11-30 10:12
 
2017 발표 ㅎㅎ
이명윤 17-11-30 20:54
 
죽로차가 뭔지 몰랐는데
대나무 잎에서 떨어지는 이슬을 먹고 자란 차란 거군요
태생이 참 시적입니다..사연을 눈치채니
마지막 행이 참 빛납니다.
강태승 17-12-01 08:47
 
어느 비평가로부터 시가 너무 물렁하다는 평을 들었습니다

군살을 빼야 하는데 어디부터 도려?내야하나 궁리중입니다 ㅎㅎ
오영록 17-12-01 14:39
 
개구리 뻐꾸기 소쩍새 울음이
풀어진 차한잔 마시고 갑니다.
강태승 17-12-01 18:08
 
식어빠진 시,라서 죄송합니다 ㅎㅎ
활연 17-12-04 20:04
 
茶이거나 酒이거나
마시는데는 일가견, 마시면 도인 되는 것 또한 순간.
소재는 소재다, 말귀를 열고 찬찬히 보라,
중 같기도 하고 양치는 소년 같기도 하고
맨틀을 뚫고 핵에 닿으려는 시추선 같기도 하고,
그런 한우물 파는 人.
최정신 17-12-05 02:24
 
물렁한 시를 선호하는 독자도 있죠
텍스트로 끓인 차 한 잔으로 겨울밤을 따듯하게 마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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