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OME
  • 창작의 향기
  • 시마을동인의 시

    (시마을 동인 전용)

  ☞ 舊. 시마을동인의 시

 
작성일 : 17-12-04 19:15
 글쓴이 : 활연
조회 : 565  

    知天命


           활연




       새들이 물소리 벤 감흙1)을 물어다 뿌린다 

       밭은 허공, 햇빛 모서리 깨지는 창밖으로, 눈자위 그을음 닦으면 흑해 가온에 박힌 홍채가 붉다

       중심은 늘옴치레기2), 두꺼비 씨름이다
       길미3) 느는 날떠퀴4)를 주머니 깊숙이 찔러넣는다

       노루막이5) 걸터앉은 구름의 풍성한 지방으로 구새6)들이 날아간다

       마기말로7), 낟가리 높은 내생이 미리 와 강목8) 치듯이
       야코9) 죽어 물어박지르던10) 어둑새벽에서 새물내 나는 해거름까지 죄다 고자좆11)이다

       부사리12) 몰아 자드락13)에 무텅이14) 일구고 조리차하게15) 불안하다가
       구추뿔16)로 흙빛 밤을 들이받았으나
       속돌17)이 날아와 흙뒤18)를 끊었다

       수챗구멍에서 별을 줍던 되모시19) 같은 날이 촉촉해질 때 어찌할 도리 없이 명命을 가늠하는 언저리에 닿게 되었다

       들찌20) 우글거리는 가슴뼈 안쪽 옹송망송21) 성엣장들
       거멓게 물갈음22)하는 미세기23)를 바라본다

       이제는 산멱통24)에 친 거미줄 거둬내고 불땀25) 조절하며 물초25)를 말려야 한다




      註
       1) 사금광에서 파낸 금이 섞인 흙.
       2) 늘었다 줄였다 하는 물건.
       3) 빚돈에 더 붙어 느는 돈.
       4) 그날의 운수.
       5) 멧뿌리, 막다른 정상.
       6) 광석 사이에 끼어 있는 산화된 다른 광물질 알맹이.
       7) 실제라고 가정하는 말로.
       8) 채광할 때 소득이 없는 작업.
       9) 기(氣), 기운.
       10) 짐승이 달려들어 물고 뜯고 차면서 해내다.
       11) 바둑을 두는데 찌를 구멍이 있으나 찌르면 되잡히게 되므로 찌르지 못하는 말밭.
       12) 머리를 잘 받는 버릇이 있는 황소.
       13) 산기슭 비탈진 땅.
       14) 거친 땅에 논밭을 일구어 곡식을 심는 일. 개간.
       15) 아껴서 알뜰하게 쓰다.
       16) 둘 다 곧게 선 쇠뿔.
       17) 다공질의 가벼운 돌.
       18) 아킬레스건.
       19) 이혼하고 처녀 행세하는 여자, 돌싱.
       20) 굶주려서 몸이 여위고 기운이 쇠약해지는 일. 기아.
       21) 생각이 잘 떠오르지 않고 정신이 몽롱한 모양.
       22) 광택이 나도록 석재의 표면을 물을 쳐 가며 가는 일.
       23) 밀물과 썰물.
       24) 살아 있는 동물의 멱구멍.
       25) 화력이 세고 약한 정도.
       26) 온통 물에 젖은 상태.




임기정 17-12-04 21:43
 
활연님 지천명 잘 읽었습니다
그제 만나서 무지 반가웠고
간다는 말조차 못해 무지 서운했습니다
우리는 그렇게 만났다 헤어져야
~~~~~~~~~~~~
아뭇튼 탱큐
최정신 17-12-05 02:52
 
와~~~브레인 안쪽 주름에
언어의 백과사전이 내장 되 있는듯
퍼다 공부 안하면 당첨된 복권 포기하는 거다
하늘의 뜻을 앎에 버금하는 언어의 올림픽에 금메달감...
잠에 따 당해 한 편 끄적다 동방에 .감흙,에 주눅들다.
金富會 17-12-05 08:49
 
언어의 조탁이라는 말..시의 한 쟝르 중..가장 시적 순기능의 웃자리라는 생각...
김주영의 소설 한 대목을 읽는 듯.
좋은 우리말이 많은데...지천명의 나이에서야...좋은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
아마도 시는,
오랫동안 숙제로 남을  것 같습니다.
잘 읽고, 듣고 갑니다. WHEN A CHILD IS BORN....즐겨 듣던 음악인데..
박커스 17-12-05 14:35
 
오랫만에 공부 많이하고 물러갑니다.^^
동장군이 날 뛰고 있습니다.
건강하시고, 활 성,,,준태  성,,,필 성!
문정완 17-12-06 03:44
 
사전이네 사전 후딱 옮겨 적어야지
이종원 17-12-06 08:52
 
감미로운 시에 지식까지 무상으로 얻었으니 오늘은 확실히 운수 좋은 날!!!!
반가움, 그리고 마주 대하는 미소, 그리고 소리없는 전심!!!
이 모든 것이 아름답게 빛나는 아침입니다.
오영록 17-12-07 10:04
 
늘 두껍고 애매모호한 교본보다
더 좋은 서고입니다.
함께하니 더 좋은 고맙습니다.
이명윤 17-12-07 21:10
 
어이구, 이렇게 머리를 아프게 하시다니,
암튼 열정이 대단하십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347 음전한 기의 활연 07-21 31
346 종이는 인간보다 잘 참고 견딘다 (2) 활연 07-20 72
345 환풍 (2) 성영희 07-16 127
344 어린 것들이 (6) 임기정 07-15 80
343 내 고향은 가난해서 보여줄 건 노을밖에 없네* (6) 최정신 07-11 195
342 축!! 조경희 동인 첫 시집 『푸른 눈썹의 서』출간 (7) 허영숙 07-09 139
341 제13회 지리산문학상 수상 (8) 활연 07-09 170
340 얼굴 (7) 서피랑 07-08 143
339 싸리꽃 피다 (5) 박광록 07-07 82
338 의자들 (2) 서피랑 07-04 105
337 시치미꽃 (6) 서피랑 06-25 197
336 절흔 (4) 활연 06-22 161
335 천궁 사파리 (3) 활연 06-20 149
334 뻐꾸기 (6) 김선근 06-20 167
333 축!!! 신이림 동시집 <춤추는 자귀나무> 출간 (10) 허영숙 06-17 158
332 우린 수정거울 속 겨울을 알고 있지 (4) 활연 06-12 192
331 종달새를 위하여 (2) 활연 06-11 187
330 형광(螢光) (8) 최정신 06-05 294
329 자격증을 받다 (5) 오영록 06-04 189
328 순간의 꽃 (9) 김용두 05-31 209
327 아직도 애 (6) 임기정 05-27 159
326 먼 생 (2) 활연 05-25 204
325 축!! 장승규 동인 시집 <민들레 유산> 출간(시집 증정) (14) 허영숙 05-25 202
324 공손한 손 (8) 임기정 05-24 149
323 섬진강 (7) 최정신 05-23 292
322 알지 못하는 앎 (4) 활연 05-22 238
321 운주사 깊은 잠 (8) 서피랑 05-22 217
320 절편의 발생 (6) 활연 05-21 272
319 발가벗은 사미인곡 (4) 香湖김진수 05-12 229
318 봄, 본제입납 (7) 허영숙 05-09 337
317 두꺼비 (5) 활연 05-04 349
316 감기 (12) 서피랑 04-30 356
315 푸른 눈썹의 서(書) (8) 조경희 04-25 358
314 함박눈 필법 (7) 오영록 04-24 265
313 사랑할 수밖에 없는 그녀 (8) 香湖김진수 04-23 290
312 구들장 (5) 성영희 04-22 306
311 이시향 동인 동시집 『아삭아삭 책 읽기&… (9) 허영숙 04-18 257
310 컬링 (2) 香湖김진수 04-16 227
309 사월, 아주 길고 긴 노래 (3) 서피랑 04-15 337
308 노을 부동산 (4) 문정완 04-13 313
307 등꽃 (3) 장남제 04-11 259
306 우리 집에 찾아온 봄 (5) 이시향 04-05 323
305 쉘부르의 우산 (7) 조경희 04-05 357
304 고드름 (8) 서피랑 04-03 343
303 낙화 (6) 장남제 04-03 284
302 노을 (3) 김용두 03-30 312
301 고레섬 (4) 장남제 03-19 294
300 꽃방귀 (4) 이시향 03-19 336
299 폐가 (5) 김용두 03-08 355
298 거꾸로 보는 풍경 (7) 조경희 03-08 453
 1  2  3  4  5  6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