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OME
  • 창작의 향기
  • 시마을동인의 시

    (시마을 동인 전용)

  ☞ 舊. 시마을동인의 시

 
작성일 : 18-01-12 11:46
 글쓴이 : 강태승
조회 : 187  

허물벗기

 

 

겨울 전에 나무는 이미 몸속에 폭설이 가득하다

무릎을 넘어 목이 턱턱 메이도록 함박눈 쌓이자

할 수 없이 벌겋게 달아오르다가 옷자락 벗는다

 

정수리에 가득 찼을 때에 비로소 마지막 잎새를

놓는다 놓친다 몸속의 눈에 발목 푹푹 빠질수록

나무는 비로소 제 몸 소리를 듣는 귀가 열린다

 

함박눈이 가득 몰아칠수록 선명해지는 나이테에

나무는 싱싱해지는 침묵으로 겨울을 걸어간다

실한 진눈깨비 다녀가면 고독에 고인 생피가,

 

겨우내 나이테에 음각되면 낫과 도끼 다녀가도

무너지거나 흩어지지 않는 나무의 침묵은

설령 밑동을 베어도 쪼개지거나 깨지지 않는다

 

다만 나무속에 내리는 눈을 나무와 같이 맞을 때

나무와 푹푹 빠지는 눈길을 걸어갈 때

나무속에 내리는 눈을 나무 밖에서도 만날 수 있다

 

나무 밖에서 내리는 눈은 나무를 굳게 한다

나무 안에서 내리는 눈은 나무를 곧게 한다

마른 북풍이 시퍼럴수록 나무 안에 내리는 폭설,

 

마침내 침묵마저 벗을 때에 눈발이 그친다

나무는 그제야 조용해진 자기 자신을 발견하고

경칩을 건너 뛰어 논둑밭둑으로 꽃을 펑펑 피운다.

 


강태승 18-01-12 11:46
 
2018 발표 ㅎㅎ
오영록 18-01-12 15:07
 
좋으네요..// 좋아//
강태승 18-01-12 15:13
 
-()- 합장 ㅎㅎ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315 겨울장미 (3) 장남제 01-21 62
314 행복한 집 (4) 金富會 01-15 161
313 허물벗기 (3) 강태승 01-12 188
312 귀향- (4) 장남제 01-12 111
311 동침신전앙와장 (5) 활연 01-06 182
310 미포항에서- (5) 장남제 01-05 152
309 아 ~ 봄 (7) 오영록 01-03 150
308 1장 1절에 대한 단테의 보고서[퇴고] (8) 金富會 01-03 140
307 새해 아침에 (4) 박광록 01-02 114
306 박*수 (7) 박커스 12-28 187
305 등꽃여인숙 (10) 김선근 12-27 240
304 돌부처 (10) 강태승 12-26 237
303 소리굽쇠 (7) 활연 12-24 295
302 꽃의 원주율 (17) 문정완 12-23 303
301 첫 임플란트- (7) 장남제 12-23 154
300 고사목 (9) 성영희 12-22 299
299 필생의 호흡 (11) 활연 12-22 261
298 발굴 (9) 박커스 12-21 190
297 억새풀 당신- (8) 장남제 12-21 195
296 나목 (9) 김용두 12-20 188
295 우울의 풍경 (17) 최정신 12-20 350
294 경산역 (16) 문정완 12-19 243
293 우리들의 외솔- (3) 장남제 12-18 169
292 시비월 시비시 (7) 이시향 12-15 162
291 강물도 그리우면 운다- (4) 장남제 12-14 200
290 단풍든 나무들에게 (5) 김용두 12-13 179
289 무엇을 위한 시인들인가 (9) 강태승 12-11 306
288 구름 (11) 이명윤 12-10 330
287 김 씨 (13) 이종원 12-08 237
286 한해를 돌아보니 (9) 오영록 12-07 265
285 여의도 샛강에서- (8) 장남제 12-07 194
284 첫눈의 건축 (14) 박커스 12-05 252
283 지천명 (8) 활연 12-04 327
282 이종원 동인께서 시집《외상 장부》를 출간 하셨습니다 (16) 허영숙 12-04 231
281 위함한 그곳 (15) 이명윤 12-03 300
280 나가사키에서- (9) 장남제 12-01 211
279 날아라 십정동 (16) 김선근 11-30 281
278 죽로차竹露茶 (7) 강태승 11-30 225
277 거룩한 사무직 (9) 이명윤 11-29 332
276 (7) 성영희 11-28 268
275 겨울비 (7) 박광록 11-28 195
274 내소사 동종- (6) 장남제 11-26 208
273 우주를 한 바퀴 도는 시간 (5) 이명윤 11-25 260
272 폭설 (12) 최정신 11-24 361
271 구름 빵 (10) 박커스 11-23 219
270 도장을 새기다 (12) 이종원 11-23 237
269 잠실동 왕벚- (7) 장남제 11-18 288
268 (6) 김용두 11-16 295
267 누더기가 꼬리 친다 (6) 이명윤 11-11 367
266 죽어가는 별이 변두리로 간다 (10) 허영숙 11-08 434
 1  2  3  4  5  6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