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OME
  • 창작의 향기
  • 시마을동인의 시

    (시마을 동인 전용)

  ☞ 舊. 시마을동인의 시

 
작성일 : 18-02-03 00:31
 글쓴이 : 장남제
조회 : 369  
희망봉/장 승규



꿈 없이 사는 날이 갈수록 많아져
큰 꿈 말고
싸락돌처럼 작아도 좋으니
단단한 꿈 하나는 갖고 살고파
새해 첫 새벽에 
희망봉에 올랐어라
가파른 오름에서 휘이휘이
날숨 가삐 쉬며
날 제치고 오르던 바닷바람이
제 먼저 희망봉에 올라
큰 돌은 제쳐두고
작디작은 싸락돌만 쓸어가고 있다

사는 일이
너랑 나랑 다를 바가 없구나

발아래 바람 몰래
싸락돌 하나 단단히 밟고
선 채로 이대로
등 굽은 선돌이 되어도 나는 좋으리



<Note> 
나이가 자꾸 드니, 꿈은 하나둘 사라지고
겁만 남는다.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 이게 겁이요
마음만 서두르지 
실상은 하루하루를 별 하는 일 없이 보내고 마는 게, 또 겁이다.
젊은 시절처럼 뭔가 되어 보겠다는 포부보다는
하루하루 뜻있게 살았다는 포만감이라도 갖고 싶다.
하루를 살고도 뭘 했는지 모르는 그런 허기 말고.

맨날 '일하며 사랑하며'를 노래하듯 했는데 
일이야 사업을 20년을 넘게 했으니
이골이 났고, 굳이 내가 안 해도 될 것 같고
사랑도 착한 아내 간다고 할까 겁나고, 사실은 이게 세 번째 겁이다.
보람없이 사는 날이 갈수록 많아져
그래서 싸락돌을 찾아 나선 거다. 여기가 1차 시발점이다.

희망봉
야트막한 야산이지만
범선 하나로
인도양 그 험한 파도를 넘어서 
생사의 경계를 넘나들던 옛날 선원들이
인도-케이프타운까지 3개월여
그 기나긴 바다생활에서 처음으로 보이는 육지
그게 희망봉이다
그들에겐 희망이 아니라
삶, 이제 살았구나, 뭐 그런 거였다.

나는 바다에서가 아니라
육지에 있으니, 희망의 싸락돌이라도 하나 줍고 싶었다
그거 키우는 보람이라도 찾고 싶었다. 





허영숙 18-02-05 13:08
 
다큐멘터리에서 희망봉을 봤습니다
언젠가는 꼭 한번 가보리라 다집도 했지요
그곳을 바라보고 사시는 시인님이 부러운 순간이었습니다
최정신 18-02-05 15:24
 
요즘 그 분이 오셨나 봐요
일케 쓰면 될걸 시가 뭐 별거 아니죠 ㅎ
장남제 18-02-05 21:20
 
영숙님
희망봉이라 해서
거창한 높은 봉우리가 아니고
낮으막한 야산이랍니다


최시인님 덕분에
제 정신을 차렸나 봅니다
싸락돌이라도
가슴에 품으니 살만 합니다.
고맙습니다.
서피랑 18-02-06 20:07
 
멀게만 느껴지는 희망봉을
가까이서 만나니 새롭습니다.
사는 일이 너랑 나랑 다를 바 없구나..

마음이 차분해지는 시입니다..
장남제 18-02-06 21:03
 
서피랑님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외진 곳. ㅎ
김용두 18-02-09 10:40
 
삶을 제 스스로 잘 영위하여야 함을 느낍니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들의 삶이 별반 다르지 않음을 시를 통해 느껴봅니다.

사는 일이/ 너랑 나랑 다를 바가 없구나

이 곳에 한참을 머물다 갑니다.^^
장남제 18-02-11 11:05
 
깅용두님

다녀가셨군요.
사는 일이 다 그런가 봅니다
희망이 있어야 하는...

감사합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365 축!!! 신이림 동시집 <춤추는 자귀나무> 출간 (3) 허영숙 06-17 30
364 단풍나무 (6) 강태승 06-15 115
363 우린 수정거울 속 겨울을 알고 있지 (2) 활연 06-12 104
362 종달새를 위하여 (2) 활연 06-11 104
361 형광(螢光) (6) 최정신 06-05 186
360 자격증을 받다 (3) 오영록 06-04 121
359 말 해봐 (6) 강태승 06-03 148
358 순간의 꽃 (8) 김용두 05-31 145
357 아직도 애 (4) 임기정 05-27 103
356 먼 생 (2) 활연 05-25 137
355 축!! 장승규 동인 시집 <민들레 유산> 출간(시집 증정) (13) 허영숙 05-25 136
354 공손한 손 (8) 임기정 05-24 103
353 섬진강 (7) 최정신 05-23 211
352 알지 못하는 앎 (4) 활연 05-22 171
351 운주사 깊은 잠 (8) 서피랑 05-22 153
350 절편의 발생 (6) 활연 05-21 221
349 농사작법農事作法 (7) 강태승 05-18 168
348 발가벗은 사미인곡 (4) 香湖김진수 05-12 186
347 봄, 본제입납 (7) 허영숙 05-09 289
346 두꺼비 (5) 활연 05-04 302
345 감기 (12) 서피랑 04-30 301
344 푸른 눈썹의 서(書) (8) 조경희 04-25 301
343 함박눈 필법 (7) 오영록 04-24 227
342 사랑할 수밖에 없는 그녀 (8) 香湖김진수 04-23 242
341 빗물 (8) 강태승 04-22 270
340 구들장 (5) 성영희 04-22 261
339 이시향 동인 동시집 『아삭아삭 책 읽기&… (9) 허영숙 04-18 208
338 컬링 (2) 香湖김진수 04-16 185
337 사월, 아주 길고 긴 노래 (3) 서피랑 04-15 280
336 노을 부동산 (4) 문정완 04-13 275
335 등꽃 (3) 장남제 04-11 217
334 우리 집에 찾아온 봄 (5) 이시향 04-05 283
333 쉘부르의 우산 (7) 조경희 04-05 311
332 고드름 (8) 서피랑 04-03 301
331 마르코 修士 (10) 강태승 04-03 278
330 낙화 (6) 장남제 04-03 242
329 노을 (3) 김용두 03-30 266
328 신춘문예용新春文藝用? (5) 강태승 03-19 466
327 고레섬 (4) 장남제 03-19 253
326 꽃방귀 (4) 이시향 03-19 294
325 나는 내게 반성하기로 했다 (8) 강태승 03-15 400
324 생각해야지 (7) 서피랑 03-14 356
323 폐가 (5) 김용두 03-08 310
322 거꾸로 보는 풍경 (7) 조경희 03-08 410
321 마리아 칼라스- (6) 장남제 03-06 255
320 빨래하다가 (6) 오영록 03-05 329
319 어쩌면 좋을까 (7) 성영희 03-04 429
318 베트남쌀국수 (8) 서피랑 03-02 338
317 나미브 사막에서- (6) 장남제 03-02 261
316 아이티로 간 내 운동화 (5) 이시향 03-01 246
 1  2  3  4  5  6  7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