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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마을 동인 전용)

  ☞ 舊. 시마을동인의 시

 
작성일 : 18-05-23 10:16
 글쓴이 : 최정신
조회 : 215  


 

섬진강

 

            최정신

 

 


삼월, 게으른 눈발이

뒷걸음질 멈짓

진주 지나 하동포구

평사리 사십리 한 물목

 

첫 연은 매화라 쓰고

둘 연은 산수라 쓰고

삼 연은 대숲이라 쓰는데

여백을 동백이 채운다

윤슬이 받아 적는

꽃타래 헝클어진 시를 언제 다 읽고 가라고

봄빛 하양 긴 날을 그리 읊는가

 

자꾸만 쓰지 마라

그토록 시울 깊은 절경의 시를,

 

천근 카르마는 어디쯤 부려야 하나

천릿길 더듬어 물 주렴 사연 따위 너에겐 소용치 않은 줄 알았더니

그짝 설움이 더 깊다니

수양버들 잇바디가 물색을 닮았음은

저도 강 따라 흐르고 싶나니

어쩌랴 흐르기는 너나 나나

한결,

 

화개장터 목로에

벚굴 한 점, 막걸리 한 모금,

너는 젖고 나는 취한다

 

구례, 소(沼) 깊은 계곡 거슬러 화엄에 들면

백매도 흑매도 한 오백 년 늙는다니


기리운 마음은 내 몫,

기어코 하룻밤 저승 살이 온 듯 머물어 주마

 

 

<2018, 동인시집 "동감"p 100>



최정신 18-05-23 13:09
 
그리움은 돌보다 무겁다

                            강형철



내가 당신을 사랑할 때는
당신이 사랑하는 나조차
미워하며 질투하였습니다
이제 당신이 가버린 뒤
고생대 지나 빙하기를 네 번이나 건너왔디는
은행나무에 기대어
견딘다는 말을 천천히 읊조립니다
무엇이 사라진 것인가요
당신이 사라진 것도 아닌데
심연으로 가라앉는 돌맹이
앞서 깊어가는,
저기 그리움이 보입니다.
임기정 18-05-23 20:48
 
이 때쯤이면 매실 자라는 모습
하루가 다르게 보이지요
그 매실 자라는 모습만큼
시 읽고 또 읽었습니다.
언제나 시마을에 큰 힘이 되어주는
최정신시인님 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최정신 18-05-24 13:32
 
산산조각

            정호승


룸비나에서 사온
흙으로 만든 부처님이
마룻바닥에 떨어져 산산조각이 났다
팔은 팔대로 다리는 다리대로
목은 목대로 발가락은 발가락대로
산산조각이 나
얼른 허리를 굽히고
무릎을 꿇고
서랍 속에 넣어두었던
순간접착제를 꺼내 붙혔다
그때 늘 부서지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불쌍한 내 머리를
다정히 쓰다듬어주시면서
부처님이 말씀하셨다
산산조각이 나면 산산조각을 얻을 수 있지
산산조각이 나면
산산조각으로 살아 갈 수 있지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기정님..,나 산산조각이 날거 같아요
오전 산행 3시간...숲 속이 완전 천국
자연이 리모델링한 축제장, 흠뻑 젖다 왔어요
싱그런 오월하늘 만평 임기정 앞으로 등기 ㅎㅎ
서피랑 18-05-24 08:39
 
섬진강 따라가면
재첩도 있고 벚굴도 있고
참 아늑한 풍경이지요
강 따라 흐르고 싶은 적 많았던...
하동, 구례, 언제 들어도 정겨운 지명.,
최시인님 눈빛 따라 달려가는 아침,.
정갈한 행간이 섬진강 눈빛을 닮아
마음의 옷깃을 풀어놓게 합니다..
최정신 18-05-24 13:42
 
전라도는 그 지명만으로도
정감어린 시적 상징이 되더군요
베풀어 준만큼 못미치는 글입니다

요즘 서피랑 붓질이 오월 숲 속 같아요
활연 18-05-24 16:41
 
아름다운 시입니다.
허영숙 18-05-25 21:19
 
다니는 곳 마다 시 한편 챙기고 다니십니다
저는 여행은 자주 다녔지만 몇 편 못건진 듯.....
깊이의 차이 일까요, 반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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