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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마을 동인 전용)

  ☞ 舊. 시마을동인의 시

 
작성일 : 18-06-25 15:40
 글쓴이 : 서피랑
조회 : 309  

시치미꽃

 

 

오늘도 건강한약국 앞 인도에서

도라지 파는 할매

-막 캐 온 것이여 선상님 한 소쿠리 사 주소 차비해 집에 갈랑께

행인들은 안다

박스 안에 수북할 막 캐 온 도라지들

버스가 지나가고 꽃무늬 양산이 지나가고

길고양이 하품을 끌며 지나가고

 

할매와 도라지는

남남처럼 앉아있다  

 

무릎을 오므린 채 손등 위에 올려놓은 얼굴

비쩍 마른 저 도랑에 꽃이 핀다

메이드 인 산골 호미 우리 할매

개나리꽃 진달래꽃 좋아라 좋아라 웃던 얼굴

도시 한복판에 그림자로 앉아

호미는 밭에서 녹슬어 울고

호미 잡던 손엔 물 건너온 도라지

 

그늘 잎 띄우고,

청승 잎 띄우고,

 

우리 할매 늘그막에 꽃이 되었네 

이 좋은 봄날, 나비도 벌도 찾지 않는 

꽃으로 피었네

 

 * 오래전에 쓴 시치미꽃 퇴고작입니다,

  * 무더운 여름, 동인님들 잘 지내시는지요,

   요즘 동인방이 많이 한산한 것 같아 좀 아쉽지만

   모쪼록 건강한 여름 보내시고 무탈하시기 바랍니다. 

 


허영숙 18-06-25 16:35
 
명윤님 작품은 다시 읽어도 좋습니다
특히 마지막 연.^^

잔잔하면서도 무게감이 있는 좋은 시
오랜만에 여유를 가지고 앉아 감상해봅니다
최정신 18-06-25 17:17
 
메이드인 차이나가
메이드 인 산골로 둔갑해
이시인의 시밥으로...좋네요.
서피랑 18-06-25 18:32
 
와우, 선배님, 산골님
반갑습니다, 별 내용도 없는데,
안부 묻고 싶어 올린 글입니다 ㅎㅎ
성공 했네요,
잘 지내시지요,

전 이리저리 정신없긴 하지만
겨우 다시 시작한 습작,
시와 또 다시 멀어질까봐 
시간 나는대로 틈틈히 그동안 써온 시들
퇴고하며 보내고 있습니다.
두 분 늘 고맙고, 좋은 사람들은, 시마을에 오는 큰
이유 중 하나입니다.
낼 부터 장마라니, (전 좀 살 것 같은 ^^::)
건강 유의하시구요.
다시 뵐 때까지 늘
행복한 일상 여시기 바랍니다.

건강하십시오,
임기정 18-06-25 22:11
 
시치미꽃 읽고 나서 나도 모르게 튀어나온
떽,
역시나 즐거움을 주는 서피랑 시인의 시치미
읽는 내내 기분이 왕 좋았습니다.
더위 잘 밀어내시고 파이팅
     
서피랑 18-06-26 14:48
 
시치미 떼고 그냥 지나가시지
또 들러 주셨군요, ㅎㅎ
참 마음이 여려 큰일이라니까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늘 화이팅입니다 ^^
강태승 18-06-27 08:46
 
울타리 넘겨보다가 산그림자가

마당을 댕겨 가듯이

바람이 꽃잎을 흔들듯이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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