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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마을 동인 전용)

  ☞ 舊. 시마을동인의 시

 
작성일 : 18-07-16 21:50
 글쓴이 : 성영희
조회 : 218  

환풍

 

 

 

 깨끗한 창문은 벽에 뿌리를 내린다. 집집마다 숨어 있는 날개가 있다. 어느 도감에도 나와 있지 않은 새들, 새의 와류를 따라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빠져 나간다.

 

 하루분의 저녁이 빠져나가면 떼 지어 날아가는 새들, 세상은 여섯 날개로도 충분히 돌아갈 수 있다고 벽에 숨어 웅웅거린다 손가락 한 개로 환기되는 저녁은 쾌적하다. 온 몸이 수증기인 나는 물방울의 방울,

 

 한 여름 공중을 유영하는 나비들과 포르르 날아오르다 날개를 접는 무당벌레들은 날개 밖으로 계절을 빼내는 중이고 계절풍을 앓는 새들은 서쪽으로 쓸려 나가는 중이다. 망사 옷을 입은 잠자리들은 가을 쪽으로 부지런히 여름을 빼내고 있다.

 

 꼬리를 까딱거리는 새들, 새의 발목이나 잠자리의 꼬리를 잡으면 후드득거리거나 파르르 떨 듯 어쩌다 피복 벗겨진 꼬리 한번 만지면 화들짝 놀라곤 했다.

 

 코드 없이도 감전되는 환풍기의 꼬리, 오늘은 새들이 열심히 빼내고 있는 공기가 산을 흔들며 지나간다. 겨울이 다 빠져 나간다

2018 창간산맥  봄호

 


서피랑 18-07-18 15:04
 
여섯 날개도 있고, 세 날개, 다섯 날개도 있더군요,

새에 비유한 시선이 경이롭습니다,

웃음이 빠져나가고 바람을 바꾸고 계절을 바꾸는 군요, 

골목마다 새 소리가.날개짓이, 뜨거운 계절

잘 감상하였습니다.
임기정 18-07-18 22:32
 
저 역시 날개짓 하는 환풍기에  파르르 떠는 연기를 얹여 떠나 보냈습니다
이 더위마져 쏙 보내고 싶은 심정입니다
잘 읽었습니다
허영숙 18-08-06 09:46
 
새와 환풍기,
성시인님의 사유가 깊이 베인 시를
몇 번이나 읽어봅니다.

가을에는 더 자주 좋은 시 만나 뵙기를요^^
그리고 환한 웃음도 그리워요
성영희 18-08-09 20:31
 
다녀가신 시인님들께
환풍기 한대씩 배달합니다.
시원한 저녁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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