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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마을 동인 전용)

  ☞ 舊. 시마을동인의 시

 
작성일 : 18-08-09 15:12
 글쓴이 : 오영록
조회 : 78  

유산(遺産)

 

 

유산하나 물려받지 못하고 맨손으로 서울 왔죠

막일로 생계를 꾸리며 악착같이 살았죠

 

돈은 얼마를 많이 버는가 보다

어떻게, 쓸 곳에 쓰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아버지 말씀이

뼈에 새겼죠

 

시절이 좋은 탓이죠

열심히만 하면 누구나 집도 사고 장가도 가고 풍족했죠

고향에 땅도 사고 집도 짓고 할 수 있었죠

 

흙과 함께한다는 것

그것보다 더 행복한 것은 없어요

자연과 함께할 수 있는 오후가 더없이 아름다워요

바람을 볼 수 있는 눈

햇볕에 영혼을 씻을 줄 아는 마음

비를 맞을 줄 하는 육신뿐

 

물려받은 유산은 하나도 없어요

 

아버지처럼 두엄을 만들어 밭을 일구고

어머니처럼 나물을 깨고 양은 솥 화덕에 불을 때며 감자를 굽고

짬짬이 텃밭에서 냉이를 캐며

하루에도 몇 번씩 참 잘했다고 흥얼거리죠

 

주말이면 아들 내외 손주 녀석들 보고 싶다는 핑계로

불러내려 상추도 심으라 하고

토마토 섶도 올리라고 해요

 

물려줄 유산은 한 개도 없다면서요.

 


오영록 18-08-09 15:14
 
올 여름음 무척이나 더웠습니다./ 농사일지를 보면 늘 적자죠.
그러면서도 벌써 20여년 농사를 지었습니다.
재산하나 물려받은 것은 없으면서
왜 농사를 짓고 있나하는 의문이 생겼죠./ 가만 보니 유산이었습니다.
부모님이 물려준 유산이 아니면 내가 소중히 지킬 이유도 없는데
유산이기에 불볕에 숨 몰아쉬며 일을 하나봅니다.
올 여름을 이긴 사람은 모두 위대한 승리입니다.
성영희 18-08-09 19:59
 
흙 보다 위대한 유산도 없죠.
흙은 사람을 속이거나 배신하는일 없이
받은 것 보다 더 많은 것들을 돌려준다는 것
아주 어릴적부터 보아 왔어요.
행간마다 넘치는 흙향이 참 좋네요.
시원한 여름 보내세요.^^
     
오영록 18-08-10 10:22
 
ㅋㅋ 여름 잘 보내셨나요.. 성쌤~
서피랑 18-08-10 18:13
 
남해 사시는 장모님 생각이 많이 납니다,

쫑대 뽑아야 하는데,
마늘 걷어야 하는데,

유산...
시에 담긴 오시인님의 그렁한 눈빛이 보이는 듯,

잔잔하지만 참, 뜨겁습니다,
     
오영록 18-08-13 10:22
 
더위 잘 지내시고 계시죠.//
그래도 이 더위 시를 가장많이 지으시는 듯합니다
최고의 피서법이기는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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