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OME
  • 이미지와 소리
  • 포토에세이

(운영자 : 물가에아이)

☞ 舊. 포토에세이

 

☆ 본인이 직접 촬영한, 사진과 글이 어우러진 에세이, 여행기 형식의 글을 올리는 곳입니다

(글이 없는 단순한 사진은 "포토갤러리" 코너를 이용)

☆ 길거리 사진의 경우 초상권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바랍니다

  ☆ 등록된 사진은 인터넷상 공유를 원칙으로 함(희망하지 않는 경우 등록시에 동 내용을 명기)

  (외부에 가져가실 때는 반드시 원작자를 명기 하시고, 간단한 댓글로 인사를 올려주세요)

 
작성일 : 17-11-13 14:22
 글쓴이 : 들꽃다소니
조회 : 455  



좀딱취2.jpg

좀딱취 


※私說
지금으로부터 50여년 전인 1965년
청계천 평화시장의 한 봉재공장

순이는 올해 국민학교를 졸업하고 이 곳의 시다로 들어온 여공입니다
가정 형편이 좋은 친구들은 중학교에 다니겠지만
순이처럼 가난한 살림에 보탬이 되려 일찍 사회로 나온 친구들도 꽤 많습니다

순이가 일하는 시간은 하루 15시간
아침 8시에 출근하여 밤 열한시까지 일하지요
그렇게 한달 동안 일하면 월급은 300원 정도
교통비로만 대부분이 사라질 지경입니다

언제나 모자란 잠을 제대로 보충하는 날도 없고
매일 아침은 세수를 하는둥 마는둥...
아침은 먹는둥 마는둥...
늘 만원 버스에 시달려 출근을 하지요

다락을 개조해 만든 공장 안은 천장이 낮아 열 네살인 순이도 제대로 설 수 조차 없고
환기 시설이 없어 먼지가 자욱하지만 창문 하나 내어놓은 곳이 없답니다
그래서 같이 일하는 미싱사 언니들은 모두 잔병들을 갖고 있지만 병원에 갈 돈도, 시간도 없어
자기가 무슨 병을 앓고 있는지도 모른답니다

점심 시간은 너무 짧아서 쉴 시간도 없을 뿐더러, 그나마 순이는 굶기 일쑤입니다
화장실은 아래층에 고작 하나인데, 순이네 공장에 일하는 공원들은 500명이나 되어서 한번 다녀오는데 너무 오래 걸리지요
그래서 늘 재단사 아저씨에게 욕을 먹거나 매를 맞기 때문에 그냥 참을 수 있을 때까지 참는답니다

오늘도 재단사 아저씨는 야간 작업을 해야한다면서 졸지 말라고 잠 안오는 약을 줍니다
하지만 오늘 한 야근 수당은 얼마나 줄까요?

며칠 전, 옆 반의 미싱사 언니가 쓰러져 병원에 실려 갔는데 결핵 3기랍니다
그런데 사장은 "폐병쟁이는 쓸 수 없다"면서 그 언니를 해고 시켜버렸습니다
치료비도 제대로 주지 않고 말이지요
그 언니는 올해 열일곱살입니다
그 언니를 업고 병원에 간 옆반 재단사 오빠는 그 언니와 동갑내기 친구인데
사장에게 따지다가 어제 같이 해고를 당했지요
그 오빠는 늘 순이 같은 여공들 편이 되어 주었는데 말입니다


몇 년 후, 순이가 열 아홉살이 되어 미싱사가 되었을 때
그 오빠가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다른 재단사 오빠들과 함께 모임 하나를 만들었다는군요

순이는 오늘 그 모임에 가 보려합니다
순이는 오늘 처음 그 오빠의 이름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름은 전태일
그리고 그 태일 오빠가 중심이 되어 만든 친목회 이름은 "바보회"

태일 오빠는 그 동안 순이 같은 여공들이나 재단사 등,
어렵게 일하면서도 제대로 대접 받지 못하는 노동자들의 환경 개선을 위해 연구해 왔다는군요
그러던 중 우리나라에도 "근로기준법"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공부했는데 너무 힘들었다고도 하구요
하긴 태일 오빠는 겨우 국민학교 4학년까지만 다녔거든요
근데 법전은 한자 투성이였으니...

그런 와중에도 몇년씩 걸려 
이렇게 여기 평화시장의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을 위해 친목회도 만들고 하는 태일 오빠가
순이는 새삼 커 보입니다
태일 오빠는 그렇게 친구들과 공장 마다 돌아다니면서 설문지를 돌리는 등
청계천 일대의 노동 실태를 꾸준히 조사하여 청원서를 만들어서 노동청과 함께 곳곳으로 보냈답니다

하지만 돌아온 답은 너무도 암담했습니다
무관심과 경멸, 비웃음이 다였지요
태일 오빠는 근로조건의 개선을 위해서는 업주나 노동청 뿐만 아니라
세상과도 싸워야한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이듬해, 1970년
태일 오빠는 삼각산에 들어가 낮에는 공사장에서 일을 하고 밤에는 근로기준법을 연구하면서
앞으로 노동운동을 어떻게 해 나가야할 지를 고민 또 고민했습니다
그리고 가을이 다가오는 9월 다시 순이가 있는 청계천의 평화시장으로 돌아왔지요

태일 오빠는 다시 뜻있는 재단사 오빠들을 모아 친목회였던 바보회를 투쟁단체인 "삼동친목회"로 바꾸고
청원과 진정이 아닌 적극적 폭로와 투쟁을 시작했습니다
청계천 노동자들의 서명을 받아 노동청에 진정서를 제출하는 한 편,
신문에도 보도되도록 하였지요

이 기사는 "경향신문" 10월 7일 자에 실렸답니다

신문 보도에  힘을 얻은 태일 오빠와 삼동친목회 회원들은
청계 일대의 3만여 노동자를 대표해 싸웠지요
그러나 이번에도 돌아온 것은 업주와 노동청, 그리고 경찰의 거짓 약속 뿐 달라진게 없었답니다

협박과 회유, 봉쇄로 근로조건을 위한 시위는 무산되고 태일 오빠를 비롯한 삼동친목회 회원들은
있어도 지켜지지 않는 법,
근로기준법의 화형식을 열기로 합니다

화형식이 열리던 날 점심 시간 무렵
청계천 일대는 화형식을 막기 위해 경찰들이 들어오고 있었습니다
태일 오빠는 평화시장 입구에 서서 온 몸에 휘발유를 뿌렸습니다
근로기준법 책을 품에 꼬옥 끌어안은 채 태일 오빠는 친구에게 불을 붙여달라고 했답니다
그렇게 불이 붙은 채로 평화시장을 내 달렸습니다
그리고 힘차게 외쳤지요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근로기준법을 지켜라"
병원에 실려간 태일 오빠는 소식을 듣고 달려온 어머니에게
"어머니, 내가 못다 이룬 일을 어머니가 대신 이뤄 주세요"라는 유언을 남기고 스러져갔습니다

이제 초로의 할머니가 된 순이는 스무살이었던 그 날을 생생히 기억합니다
47년 전 11월 13일
오늘의 기억을요...
태일 오빠의 일기 중에 이런 글이 있답니다

"나는 돌아가야 한다
불쌍한 내 형제의 곁으로
내 마음의 고향인
평화시장의 어린 동심 곁으로

나를 버리고 가마
나를 죽이고 가마
조금만 더 참고 기다려라
너희들 곁을 떠나지 않기 위하여
나약한 나를 다 바치마."

글 참고: 전태일재단 만화 전태일


오늘은 전태일 열사의 47주기이기도 하지만

대한민국 노동운동의 47주기이기도 합니다


전태일 열사와 미싱사 보조.jpg

전태일 열사(왼쪽 두번째)와 미싱사 보조 여공들


고지연 17-11-13 21:36
 
1965년 잊을 수 없는 날들....
그 암담한 시간을 지나
오늘이 있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통의 세월을 살았는지
오늘의 젊은이들이 알기나 할까요?
숙영 17-11-13 22:52
 
아래 들꽃 모양새가 특이 하고 예쁩니다.
역사는 모든것을 기억하고
위대한것은 빛나게 합니다.
물가에아이 17-11-14 16:38
 
참 가슴아픈 이야기 입니다
전태일 열사 이야기는 다른곳에서 오래전에 읽고 가슴이 먹먹했더랬지요~
진실은 언제든지 빛을 보게 되었습니다
산그리고江 17-11-15 16:22
 
있는자 가진자들의 폭력은 언제나 있어 왔습니다
이제 다시는 그런 일이 재발 되어서는 안되겠습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공지 포토방 사진전 및 시화전 (15) 물가에아이 07-31 25800
3353 오도산의 달 길위에서나를보… 16:41 10
3352 남해대교의 노을 길위에서나를보… 12:28 39
3351 눈이 내리던날 ~` (3) 8579립 02-15 250
3350 설 명절 고향 잘 다녀오세요~!!(외암 마을에서) (4) 물가에아이 02-15 257
3349 관광지의 어린이들 (3) 해조음 02-14 151
3348 다대포 모자섬 일출 (3) 고독한영웅 02-13 245
3347 황강의 겨울 (3) 고독한영웅 02-13 211
3346 눈 덮힌 마이산 (9) 물가에아이 02-13 218
3345 칼랑코에 엔젤램프 (3) hemil해밀 02-13 140
3344 파노라마 얼음호수 (2) 베드로(김용환) 02-12 183
3343 깃털 (4) 마음자리 02-11 233
3342 강양항의 아침 (2) 길위에서나를보… 02-10 254
3341 열매 (3) 사노라면. 02-10 138
3340 빙벽에 핀 겨울꽃 (6) jehee 02-09 232
3339 동백 (6) 사노라면. 02-09 176
3338 작은새 (8) 산그리고江 02-09 151
3337 물돌이 마을, 회룡포에서 (11) 찬란한빛e 02-08 289
3336 병꽃(?) (8) 사노라면. 02-08 163
3335 눈이 하얗게 쌓인 선릉에서 (7) 해정 02-08 172
3334 원대리 자작 나무숲 (17) 물가에아이 02-07 280
3333 겨울에 화사한 모란 (14) 다연. 02-06 342
3332 애기동백 (5) 오호여우 02-06 220
3331 가지산의 설경 (7) 길위에서나를보… 02-05 245
3330 사라지는 다대포 나무다리... (7) Heosu 02-05 217
3329 돌돌말린 나팔꽃 (7) 사노라면. 02-05 148
3328 여주 신륵사의 일출 (15) 물가에아이 02-05 227
3327 북해도 여행 상고대...& 거리의 악사 (8) 고지연 02-04 182
3326 주인을 기다리는 애완견 모습 (4) 해정 02-04 166
3325 '송파 愛 음악회' 출연한 그날의 모습을. (9) 찬란한빛e 02-04 327
3324 월류봉과 포대화상 닮았나요? (10) 다연. 02-03 223
3323 아직도 이름을 확실하게 모르는.. (6) 사노라면. 02-02 291
3322 순천만 겨울 갈대 습지에서 (4) 해정 02-02 232
3321 잉태 (5) 강미옥 02-01 205
3320 한사람이 있는 풍경 (8) jehee 02-01 275
3319 태백산의 겨울 (4) 길위에서나를보… 02-01 196
3318 사랑아~ (17) 물가에아이 01-31 328
3317 겨울, 범어사 풍경... (12) Heosu 01-31 210
3316 평온함 그자체^^ (3) 하늘아래빛 01-31 153
3315 채송화 (14) 사노라면. 01-31 140
3314 바다 (10) 산그리고江 01-31 145
3313 예술의 전당에서 (15) 해정 01-30 229
3312 가고싶은길 (3) 길위에서나를보… 01-30 209
3311 소양강의 물안개 그리고 카누 (13) 물가에아이 01-29 325
3310 얼음꽃을 보셧나요~ (9) 8579립 01-28 299
3309 덕유산의 상고대 (17) jehee 01-27 416
3308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14) 초록별ys 01-27 320
3307 한파 속 그곳 (3) 하늘아래빛 01-27 222
3306 경주 주상절리 파도소리 길을 걷다.. (12) Heosu 01-25 351
3305 꽃빛축제 완성이미지 베드로(김용환) 01-24 292
3304 두리안을 아시나요 (4) 초록별ys 01-24 281
3303 무등산 그 황홀한 설경 (3) 길위에서나를보… 01-24 301
3302 사람의 수명 (6) 고지연 01-24 283
3301 3 월에 피는꽃 (3) 함박미소 01-23 257
3300 외암마을의 눈길 歸家(귀가) (7) 물가에아이 01-23 334
3299 으아리꽃 (3) 사노라면. 01-23 207
3298 보리산 선생님 얼른 쾌차하셔요~ (9) 물가에아이 01-23 258
3297 일본 북해도 (9) 고지연 01-22 253
3296 시마을 사랑 나눔 봉사회 발족식 안내 (1) 운영위원회 01-22 130
3295 고마운 꽃빛 축제-2 (4) 베드로(김용환) 01-21 255
3294 봄바람이 부는 언덕 (6) jehee 01-21 308
3293 활짝핀 수국 (9) 사노라면. 01-21 186
3292 夕陽 (13) 물가에아이 01-21 304
3291 무슨 뜻일까요 (12) 초록별ys 01-20 375
3290 남덕유 그 짜릿함 (8) 길위에서나를보… 01-19 357
3289 겨울에 보는 수국 몽우리 (6) 사노라면. 01-19 244
3288 해운대 해안길을 걷다.. (12) Heosu 01-18 295
3287 철원 두루미 (7) bonosa 01-18 234
3286 오랫만에 가 본 주남저수지 (9) 물가에아이 01-18 313
3285 나는 아직 청년입니~당 ㅎ (5) 8579립 01-18 265
3284 비가 만든 그림.... (3) 하늘아래빛 01-17 249
3283 철원의 노동당사와 역고드름 (11) 물가에아이 01-17 289
3282 눈내리는 날의 에피소드 (9) 작은웃음 01-16 350
3281 2017 일산 호수공원 일몰 풍경 지상전-2 (1) 베드로(김용환) 01-16 239
3280 눈오는 마산항 (3) 길위에서나를보… 01-16 230
3279 늦은 아침바다 (6) 산그리고江 01-16 236
3278 딸이란 (7) 사노라면. 01-15 287
3277 『시마을 사랑 나눔 봉사회』회원 모집 안내 (4) 운영위원회 01-15 252
3276 시장 사람들 (5) 해조음 01-15 312
3275 아직 떠나지 못한 겨울 ..... (3) 하늘아래빛 01-15 229
3274 인제 미지의 산에서~` (6) 8579립 01-14 272
3273 첫눈이 내리던 날에... (5) Heosu 01-14 264
3272 꿈에 그리던 공세리 성당 (15) 물가에아이 01-14 293
3271 눈사진 찍기 놀이 (3) 작은웃음 01-14 256
3270 황강의 물안개 (4) 길위에서나를보… 01-13 265
3269 아름다운 피서지 (8) 초록별ys 01-12 348
3268 긴~ 세월을 등에지고 (5) 함박미소 01-12 343
3267 눈 내리는 날 외암 마을 入口에서 (13) 물가에아이 01-12 323
3266 2017 일산 호수공원 일몰 풍경 지상전 (3) 베드로(김용환) 01-11 233
3265 덕유산의 겨울 소경 (8) 작은웃음 01-11 353
3264 지난 사진 무의도에서 (8) 고지연 01-10 364
3263 맛 좋은 곶감 (3) 함박미소 01-09 364
3262 대둔산의 겨울 이야기 (5) 길위에서나를보… 01-08 366
3261 서리 맞은 가치밥 (14) 해정 01-08 281
3260 덕유산 다녀왔습니다 (15) 물가에아이 01-08 309
3259 장미 한송이 (7) 사노라면. 01-08 253
3258 포스코앞 테헤란로거리 (6) 해정 01-07 268
3257 새해 인사 드립니다 (16) 8579립 01-07 332
3256 해질녘 남항을 걷다... (10) Heosu 01-07 280
3255 올해도 살아가야 한다 (12) 초록별ys 01-05 461
3254 봄이오면 먼저 필꽃 (9) 사노라면. 01-05 338
 1  2  3  4  5  6  7  8  9  10